‘베네수 원유수익 미국이 관리’ 못박았다…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익을 미 정부 계좌에 예치하고, 미 정부 승인 없인 이 자금에 대한 압류·강제집행 등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실상 베네수엘라 원유 수익을 미국이 관리,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못박은 것이다.

백악관은 10일(현지 시간) 이 같은 행정명령을 공개하며, 국제비상경제권한법·국가비상사태법 등에 근거해 “외국 정부 예치 자금(Foreign Government Deposit Funds)에 대한 가압류 또는 기타 사법 절차가 적용될 경우, 이는 미국의 국가안보 및 외교정책에 중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계좌에 예치된 베네수엘라 원유 수익을 압류나 사법 절차로부터 보호하는 게 미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것인 만큼, 미 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를 팔고 받는 돈을 압류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단 취지다.

행정명령은 이 예치 자금을 베네수엘라 정부의 재산이라면서도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리해 미 국무장관이 결정하는 공공·정부·외교적 목적에 따른 주권적 처분이 있을 때까지 (미국이) 보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금은 통치·외교 목적을 위해 미국이 관리하는 베네수엘라의 국유 재산이라면서 “민간의 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원유 이권을 통제, 장악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나프타 공급을 8개월 만에 재개해 다음 주에 베네수엘라로 46만 배럴을 보낼 예정이다. 나프타는 중질유 운송에 필수적인 희석제로 쓰인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로이터 인터뷰에서 “우리는 판매할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대리해 더욱 적극적으로 원유 생산 및 판매에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2026.1.3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2026.1.3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미국의 주요 석유·가스 기업 경영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원유 대금 사용처에 대해 “그들(베네수엘라)은 돈을 받지만, 우리(미국)도 돈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석유 기업들도 투자에 대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분배 공식을 만들고 있는데, 복잡한 공식은 아닐 것”이라며 “베네수엘라가 필요한 만큼 주겠지만, 남는 돈은 미국으로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이 이 원유 대금을 전액 관리하는 만큼, 적지 않은 수익을 우선 챙겨가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회사 경영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강력한 안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에 적극적인 투자도 당부했다. 또 미국 석유회사들이 오랫동안 베네수엘라에 머울 것이라며 “(회사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안전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다만 이 같은 설득에도 석유회사들이 실제 베네수엘라 원유 사업에 투자할진 미지수다. 일단 이날 백악관에 모인 석유회사 경영진은 대체로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검토할 의향이 있음은 내비쳤다. 그럼에도 이들은 실제로 뛰어들기 위해선, 안보 보장과 함께 베네수엘라의 법·상업적 제도 등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의 상업적 제도, 법체계, 탄화수소 관련 법률의 중대한 변화 없인 현재의 베네수엘라는 투자 불가능한(uninvestable) 상태”라고 불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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