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평양 다녀온 인연으로…” 외국인 10여명 북한팀 응원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7분


“지금 한국에서 북한 팀은 약자잖아요. 아무도 응원하지 않고. 그래서 우리가 응원한 겁니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엔 ‘조선 천리마축구단 만세’라고 쓰인 셔츠를 입고 북한을 응원하는 외국 축구팬들이 눈에 띄었다. 마이클 판 데르 즈위프(32·캐나다) 씨와 노버트 팩스턴(필명·28·잉글랜드) 씨가 주도해 만든 ‘북조선 응원단’.

즈위프 씨와 팩스턴 씨는 북한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즈위프 씨는 2005년 평양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활동을 6개월간 했고 팩스턴 씨는 지난해 평양과 개성을 1주일간 돌아보며 8월에 출간되는 ‘한국의 모든 것’(가제)이란 책 취재를 하고 돌아왔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이날 각국에서 온 축구팬 10여 명과 함께 ‘북조선 응원단’을 만들어 응원을 한 것. 즈위프 씨는 “난 축구팬이 아니라 북조선 팬이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지만 북한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원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그는 “북한 학생들은 성실하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책을 집필하고 있는 팩스턴 씨는 “북한 사람과 한국 사람은 기질이 비슷하다. 착하고 정이 많고 열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즈위프 씨는 “캐나다 친구가 ‘우리 캐나다 사람들이 6·25전쟁 때 많이 죽었는데 왜 북한을 응원하느냐’고 했다. 하지만 북한도 많은 피해를 봤고 여전히 약자라고 생각해 응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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