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 새우깡’ ‘칼날 참치’ 등 식품 안전사고에 이어 최근 한약재의 위해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한의사들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8일 시중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의 곰팡이와 곰팡이 독소를 조사한 결과 2.42%에서 발암성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6일에는 임산부 745명을 조사한 결과 임신 중 한약을 복용한 경우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2.2배로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그동안 한의계에 불신을 보여 온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당국은 이번 사태에 상응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한의계를 압박하고 있다.
한의계는 이번 사태가 한방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연구 결과 발표가 보도되자 안전하게 포장된 규격품만 한방의료기관에 공급하고 포장비용을 한의사들이 부담하겠다는 등의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또 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한방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까 걱정된다”며 “한의사도 한약재의 최종 소비자인 만큼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한의사들은 한약재 유통업체들의 최종 소비자이고 중금속에 오염된 중국산 한약재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한약재의 위해성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뒤늦게 한의계가 한약재 안전관리에 대한 국가차원의 대책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자구노력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동안 한방의 우수성을 강조해 왔지만 한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학술적인 연구 노력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에는 한의원에서 침으로 가슴 확대 시술을 하거나 주름살을 펴 주는 등의 값비싼 한방성형 시술까지 하고 있지만 이런 시술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논문은 별로 없다.
한의학 연구의 과학화를 위해 올해 3월 부산대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처음 개설돼 체계적인 한방 연구의 기반이 마련됐다. 한의계는 이번 사태를 한방의 신뢰도를 높여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김윤종 교육생활부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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