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현대 매각, 신상우총재의 구차한 변명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거의 공짜로 (현대 구단을) 가져가라 해도 나서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절박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는 27일 KT의 새 프로야구단 창단 과정의 어려움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나 KBO는 KT에 매각대금 80억 원과 서울 입성 비용 54억 원을 받지 않고 프로야구 가입금 명목으로 60억 원만 받기로 하면서 헐값 매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신 총재는 2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제 값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KBO의 현대 구단 매각 과정은 허술했다. 1월에 농협, 11월에 STX와 현대 매각을 논의하다 없었던 일이 됐다. 신 총재는 11월 말 KT에 간청해 새 프로야구단 창단을 부탁했고 어렵게 합의에 이르렀다.

KBO는 KT의 신생 프로야구단 추진을 이끌어 냈지만 다른 구단의 반발이 거세다. 서울 연고구단인 두산과 LG는 28일 보도 자료를 내고 “신생구단 창단과 연고지는 8개 구단 사장단이 참여한 KBO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데 KBO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신생구단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총재가 두산 등에 사전 양해를 구한 것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LG와 두산 구단은 KBO가 현대 구단에 지급한 운영부채 131억 원의 절반을 야구발전기금으로 충당하는 방안 역시 반대 견해를 밝혀 KT의 신생구단 창단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 총재의 임기는 2009년 2월까지. 신 총재는 취임할 때 대전 광주 등 노후한 야구장의 개보수와 프로야구단 추가 창단 등을 약속했지만 아직 해결된 건 없다. 남은 임기에 신 총재가 어떤 성과물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