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윤상호]軍원로 조언에 귀 기울인 국방장관

  • 동아일보
  • 입력 200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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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따르는 문제를 정확히 이해시켜 드리세요. 군 복무기간 단축도 신중히 추진해야 합니다.”(성우회 관계자)
“절대 이상이 없도록 추진할 테니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십시오.”(김장수 국방부 장관)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재향군인회관. 김 장관이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를 방문해 군 원로들을 만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과거 군 수뇌부들을 거친 말로 비판하는 바람에 최근 군 원로들의 심기는 편치 않았다. 이 때문에 이날 행사도 분위기가 냉랭하거나, 노 대통령을 성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김 장관은 시종 군 선배들의 충정어린 고언(苦言)에 귀를 기울였고, 군 원로들도 김 장관을 깍듯이 예우하며 안보현안에 대한 설명을 경청했다.
김상태 성우회장과 김성은, 이상훈 전 국방장관 등은 이날 김 장관에게 주요 현안에 관한 우려를 진솔하게 전달했다. 군 복무기간 단축이 안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섣불리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고참이 졸병에게 명령과 지시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한 군인복무기본법은 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국방부 견해를 설명하고 “선배님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군 원로들은 “지원과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전현직 군 수뇌부가 이날 모처럼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현 정부는 그동안 전시작전권 환수 등에 반대해 온 군 원로들을 개혁의 걸림돌로 폄훼해 왔기 때문이다.
군 최고통수권자인 노 대통령이 앞장서서 군 원로들을 원색적으로 공격하고, 이에 격분한 군 원로들이 발언 취소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던 최근 상황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군을 아끼는 국민의 마음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 같은 갈등이 김 장관의 취임인사차 방문으로 단번에 눈 녹듯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 장관과 군 원로들의 진지한 대화는 그동안 크게 흔들려온 군심(軍心)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김 장관을 배웅하는 원로들의 얼굴에는 그가 초심을 잃지 않고, 대화와 여론 수렴을 통해 산적한 현안을 풀어 가기를 기대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윤상호 정치부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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