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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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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63에 ‘가’로 곧장 받으면 흑 ‘나’의 건너붙임 수가 있어 백이 납작해진다. 여기까지는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도란도란 산보하듯 왔다. 그러나 언제까지 사이좋게 갈 순 없는 처지. 윤준상 4단이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흑 65, 67을 선수한 뒤 69. 쥐 죽은 듯이 웅크리고 있던 흑○의 두터움이 마침내 벌떡 몸을 일으키는 순간이다. 무슨 뜻인가?
흑 69는 단지 상변을 삭감하자는 수가 아니다. 멀리 백○ 두 점을 노려보는 섬뜩한 수다. 가령 참고도 백 1로 상변 집을 건사하다가는 큰코다친다. 흑 2면 백 3으로 달아날 수밖에 없는데 흑 4로 잡자고 덤비면 앞이 캄캄하다. 그래서 백은 고심 끝에 70으로 버텼다. 창밖에 바람은 보이지 않는데 나뭇잎이 몹시 떨고 있다. 진시영 2단도 흔들리고 있는가.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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