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株]SK vs 에쓰오일

  • 입력 200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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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만 보면 생각난다’는 SK에 ‘왜 이리 잘나가는 걸까’ 하고 은근히 자랑하는 에쓰오일이 도전장을 던졌다. SK와 에쓰오일은 최근 한국 경제의 큰 걱정거리인 국제유가 상승으로 득을 보는 기업들이다. 국내 1위 정유업체인 SK의 석유 정제 부문 2분기(4∼6월) 영업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6%나 늘었다. GS칼텍스와 업계 2위를 다투는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 이익도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가 오르고 석유 제품 수요가 늘면서 얻는 수혜는 두 회사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집중 공략하는 사업 포인트는 크게 다르다.

SK는 원유 생산을 늘리기 위한 해외 유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에쓰오일은 정유 시설을 확대하면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는 1980년대 초부터 해외 유전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GS칼텍스가 최근 유전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전통과 규모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시대가 길어질수록 이 부문에서 SK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7∼12월)에 브라질 광구 생산이 시작되면 현재 2만 배럴인 이 회사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영업 이익에서 석유 개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6.9%에서 2008년 31.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에 폴리에스테르 섬유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생산 공장이 증설된 것도 SK에 호재다. TPA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이 SK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주요 생산품이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SK와 달리 원유 개발을 하지 않는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지분의 35%를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다. 아람코로서는 이미 충분한 원유 개발 사업 부문을 아시아 회사를 통해 더 확대할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증시에서는 롯데쇼핑의 에쓰오일 자사주 인수설을 무시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에너지 사업 확보를 노리는 롯데 측은 유전 개발을 원하겠지만 아람코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26일 롯데쇼핑이 에쓰오일 자사주 인수설을 공식 부인한 것도 에쓰오일 주가에는 호재라고 보는 분위기다. 에쓰오일 주가의 주된 상승 동력인 높은 배당성향(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 롯데그룹의 경영스타일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 충남 서산시에 정제 공장이 완공되면 에쓰오일은 규모 면에서도 SK에 뒤지지 않게 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SK, 이 점이 포인트

가장 저평가된 정유주.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에 불과하다. 타 업종 1위 기업인 SK텔레콤의 지분을 20% 이상 갖고 있다는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배당 증가로 주가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투자 의견 ‘매수’, 목표 주가 8만3000원.(현대증권 박대용 연구위원)

○에쓰오일, 이 점이 포인트

국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사업을 하는 정유회사. 집약적으로 관련 설비를 확대한 휘발유 경유 등 2차 정유 제품의 가격 상승률이 다른 정제유에 비해 높다. 최근 3년간 평균 64.5%였던 배당성향이 무리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의견 ‘매수’, 목표 주가 8만 원.(한국투자증권 김재중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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