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朴세직 鄕軍’ 안보와 國基의 ‘후방 보루’ 되길

  • 입력 2006년 4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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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직 전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이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제3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어제 실시된 회장선거에서 대의원들이 압도적 표차로 그를 선택한 것은 향군의 흔들리는 위상을 재정립할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박 신임 회장이 650만 회원의 뜻을 받들어 향군을 책임감 있고, 국민의 높은 신뢰를 받는 ‘후방’ 안보단체로 이끌어 줄 것을 당부한다.

사실 향군은 노무현 정권의 ‘압박’으로 최근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 왔다. 올해 예산에서 향군의 핵심 사업인 안보활동비를 전액 삭감하고 이를 호국정신 선양 및 회원복지 예산으로 돌렸다. 지난해 향군 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이 “국고 지원을 받는 향군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등 ‘반(反)정부활동’에 앞장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예산 재검토를 요구한 데 굴복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향군이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정권 코드에 끌려만 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박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향군의 가장 큰 존재 목적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한 국가안보의 제2보루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모든 행위와 이를 자행하는 집단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주한미군 철수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향군 조직력 강화 등을 공약한 것도 향군의 위상과 역할을 제대로 짚은 것이라고 우리는 평가한다.

향군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 여당의 압력이나 시류(時流)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산하단체 수익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과감한 구조조정도 요구된다. 그래야 정권에 대해 당당하게 할 말을 할 수 있다. 서울시장 등을 지낸 박 신임 회장의 경영 능력과 행정 수완을 기대한다.

현 정부 들어 친북좌파의 국기(國基) 흔들기는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현역 시절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향군이 굳건히 서야 대한민국도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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