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 흉보며 지붕 새는 줄 모르는 한나라당

동아일보 입력 2006-03-14 03:03수정 2009-10-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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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26석의 제1야당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할 때마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곤 한다. 이해찬 국무총리 골프 파문의 뒷전에 가려 있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혼탁상도 그렇다. 홍준표 의원과 맹형규 전 의원 사이의 비방(誹謗) 흑색선전이 도를 넘어 지켜보는 사람이 낯 뜨거울 정도다. 한쪽에서 “음해 문건으로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공격하면 또 한쪽에선 “흑색선전을 먼저 했던 쪽이 누구냐”고 맞받는다.

부산시장과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도 비방 중상(中傷)이 난무하고,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 후보 공천과 관련해 돈봉투가 오갔다는 등의 공천헌금설도 무성하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고작 “경쟁자끼리 비방을 자제하라”는 식의 안이한 대응에 그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성추행을 한 최연희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는데도 “이미 탈당했다”는 이유를 내세워 어정쩡하게 대처하고 있다. 당초 사무총장이라는 당직 사퇴만으로 마무리 지으려 했던 것 자체가 중대한 잘못이다. 최 의원의 버티기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측은 보다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주요 당직자가 범죄를 저지르고 탈당한 경우인데 ‘지금은 남의 일’이라는 식으로 내팽개칠 셈인가. 그러고도 인권을 말할 텐가. 손학규 경기지사도 “탈당했다고 하나 국민은 아직 그를 한나라당 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당이 마땅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최 씨가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면 당이 나서서 의원직 제명이라도 추진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대통령 및 여권의 실정(失政)과 무능(無能), 그리고 이 총리의 골프 파문 뒤에 숨어, 흩어진 민심을 반기며 반사이익(反射利益)이나 노리는 집단이어서는 안 된다. “불난 집에서 튀밥이나 주워 먹으려는 게 요즘 한나라당”이라는 소리나 들어서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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