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정代案 없는 ‘웰빙’ 한나라당

  • 입력 2005년 7월 15일 03시 10분


코멘트
요즘 한나라당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제1야당의 존재는 술자리 사고(事故) 뉴스와 ‘웰빙족이 돼버린 한나라당’이라고 당내(黨內)에서부터 터져 나온 비아냥에 의해 확인되는 정도다. 박근혜 대표가 여당과 경쟁적으로 ‘민생 투어’라는 것을 하지만 뉴스가치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국회 의석 125석의 대형 야당으로서 경제 안보 교육 등 산적한 국정현안을 앞에 놓고 고민하는 모습, 종합적이고 설득력 있는 정책대안(代案)을 당당하게 제시해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무대 위의’ 정부여당을 객석(客席)에서 쳐다보고 있다가 초보 논평가(論評家) 수준의 코멘트나 하는 것이 한나라당 정치의 전부에 가깝다. 그렇지 않으면 주중(週中) 골프에, 생산성 없는 외유(해외여행)로 바쁘다.

부동산 문제만 하더라도, 정부 정책의 실패로 민심이 들끓기 시작한 지 오래지만 ‘시장을 살리면서 불안정을 완화시킬’ 종합대안을 내놓은 적이 없다. 노무현 정권이 욕먹어서 좋고, ‘어느 쪽 국민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앞으로 선거에서 표가 될 테니 정상적인 시장이 무너지거나 말거나 알 바 아니라는 것인가. 정부여당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공격하지만 한나라당의 포퓰리즘도 그에 못지않다.

한나라당은 숙성(熟成)된 정치·정책관(觀)도 없이, 정부여당의 비정(秕政)과 실책에 편승해 반사이익이나 취하려는 행태가 완전히 몸에 밴 듯하다. 대북(對北) 전력지원 문제에 관해서도 국회 동의를 받으라는 식으로 어정쩡하게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찬성이면 찬성이라고, 반대면 반대라고, 딱 부러지게 그 이유를 대야 한다. 하기야 박 대표가 당사(黨舍) 회의실에 들어서면서 “너무 춥다”고 하자 “중앙 냉방이라 어쩔 수 없다”며 대표 머리 위의 에어컨 구멍을 막는 체질로 ‘에너지 대책’인들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지지율이 여당보다 손톱만큼 더 높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음을 한나라당은 알아야 한다. 놀고먹는 정당에 미래는 없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