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최영해]正道경영 기업이 결국 잘된다

  • 입력 2005년 6월 28일 03시 03분


코멘트
유한킴벌리는 1990년대 중반 제품을 납품하던 국내 유통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달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공정한 거래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이 유통업체에 3개월 동안 납품을 하지 못해 약 300억 원의 매출손실을 봤다. 하지만 고객들이 “왜 유한킴벌리 제품은 없느냐”고 따졌고 결국 납품을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이미지는 더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거래처 선정에서 ‘환경 경영’을 중요한 평가 잣대로 삼는다. 이 회사는 ‘녹색경영 보고서’를 회사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교보생명은 ‘윤리경영’ 개념이 국내에 생소하던 2000년 4월 ‘교보인의 윤리경영’을 선포했다. 이 회사의 자원봉사 조직은 190개에 이르며 간병(看病)봉사단과 미숙아지원사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동아일보와 한국IBM BCS가 공동 기획한 ‘2005년 존경받는 30대 한국 기업’ 선정 작업에 기자가 3개월간 참여하면서 발견한 모습이다.

많은 기업들이 주주 직원 고객 사회 환경 등 각 부문에서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5개 부문, 30개 핵심 성과지표를 놓고 종합점수를 매겼지만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우량 기업’을 넘어 정말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30개의 존경받는 기업 중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크든 작든 한 번도 법규를 어기지 않은 기업은 10개에 그쳤다.

기업의 일차적 목적은 경영을 잘해 이익을 내고 고용 유지와 납세 등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것이다. ‘부(富)의 사회 환원’이 기업의 목표라는 식의 사고(思考)는 언뜻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위험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익성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주주와 직원 등 내부는 물론 고객과 사회, 환경 등 외부로까지 경영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회사에도 보탬이 된다.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기업들이 내부 못지않게 외부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최영해 경제부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