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탁구대표팀 구성, 협회장 맘대로?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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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아테네올림픽 대표팀 선발을 놓고 탁구계가 시끄럽다.

대한탁구협회 천영석 회장(74)은 24일 올림픽에 출전할 코칭스태프와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달 초 카타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단체전)에서 남녀 각각 3위의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던 코칭스태프는 전원 교체됐고 세계랭킹 140위권인 윤지혜(대한마사회)가 여자 단식 대표로 발탁되는 등 파격적인 선발이었다.

이 같은 대표팀 구성에 대해 상당수 탁구인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업팀 가운데 하위권인 포스데이타의 양현철 감독과 KT&G 플레잉 코치이긴 하나 지도자로서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김택수가 남자 대표팀 감독과 코치로 각각 선임된 것, 윤지혜와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실업 2년차 이정우(20·농심삼다수)가 대표로 발탁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천 회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최강 중국을 꺾는 것은 힘들다. 어차피 금메달을 따기 어렵다면 새로운 방식으로 모험을 해야 한다. 신진을 발탁한 것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답변했다.

천 회장은 이제까지 협회장이 코칭스태프와 선수 선발 문제를 부회장과 전무 등 실무진에 맡겨왔던 관례를 깨고 지도자 선임에 최종 결정권을 갖는 등 깊이 개입해 왔으며 대표팀 전술과 전략, 훈련 등에도 관여할 계획이다. 이에 너무 독단적이라는 내부 비판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그는 “탁구는 내가 가장 많이 안다”며 일축해왔다.

국가대표 선수 및 감독을 역임한 천 회장은 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도 오른 탁구인 출신. 그렇기에 중국의 벽을 넘을 그만의 노하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탁구인 다수가 공감하지 않는 선발이라면 문제가 있다.

올림픽은 4년 동안 기울인 노력이 열매를 맺는 무대다. 그렇기에 최강의 진용을 갖춰 나가야 한다. 올림픽은 실험의 대상이 아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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