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1m72 연습생출신…1군승격 한달…두산 루키 손시헌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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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아서 수비할 때는 더 편해요.”

지난달부터 두산에 키 작은 낯선 유격수가 눈에 띈다. 연습생 출신 손시헌(23)이 그 주인공.

손시헌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기아 선발 최상덕에게 오른쪽 안타를 뽑아 1루를 밟고, 전상열 타석 때 첫 도루에도 성공했다.

수비에서도 몸놀림이 빠르고, 송구 능력이 뛰어나 주전 유격수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내고 있다. 지난달 1일 잠실 삼성 전에 첫 출전한 이후 18경기 동안 단 한번의 실책도 없다.

손시헌은 1m70으로 야구선수로는 단신. 동의대 졸업반이던 지난해 한 구단이 약간의 계약금과 함께 입단을 제의했지만 손시헌은 젊은 선수가 적고 내야 수비가 약해 출장기회가 많을 것 같은 두산을 택했다. 계약금도 없이 연봉 2000만원이 전부.

2군에서 흘린 땀의 대가였을까. 김인식 감독은 지난달 1일 손시헌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대부분 30대로 채워진 두산 선발진에 젊은 피를 수혈해 세대교체를 이루려는 김 감독의 의지였다. 그리고 손시헌은 3회 첫 타석에서 왼쪽 안타로 김 감독을 만족시켰다.

손시헌은 2군에서는 하늘같은 김 감독과 대화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스프링 캠프 때 “전반기 등록이 안 되니까 조기 귀국하라”는 말이 김 감독으로부터 들은 유일한 말. 요즘 김 감독으로부터 투수 구질에 따른 대처법들을 일일이 지도받는 그는 하늘을 나는 기분.

1군에서 뛴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손시헌은 “아직 정신없지만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어깨가 좋아 유격수 수비는 자신 있지만 타격은 스피드를 좀 더 길러야겠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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