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황재성/실수요자 아파트 청약 나설때

  • 입력 2003년 7월 10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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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하반기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던 부동산시장이 휴식기에 들어갔다. 2001년과 2002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던 집값은 요즘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집값의 선행지표인 전세금은 떨어지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청약시장도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곤 미달되는 곳이 늘고 있다.

올 들어 무차별 폭격처럼 쏟아진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데다 계절적으로 부동산 비수기(非需期)에 접어든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부터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필자는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새 아파트 청약에 나서라’고 말한다.

신중론을 펴는 이들은 한마디로 당분간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은 하반기 집값 상승폭을 2% 안팎 수준에 머문다거나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일부에서는 일본과 같은 ‘거품 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들어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에 금리인상과 같은 환경 변화가 생기면 집값이 폭락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주택은 6개월 정도의 미래가치를 겨냥해 투자하는 상품은 아니다. 최소한 2년 내지 3년 정도의 미래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게다가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일본식 거품 붕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2년 정도 뒤의 주택시장은 어떻게 될까. 이를 알기 위해선 건축허가면적과 착공면적을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포함해 주택은 건축허가 또는 착공된 뒤 준공될 때까지 평균적으로 6개월에서 3년6개월 정도 걸린다. 때문에 두 자료는 주택시장의 미래수급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올 들어 건축허가면적과 착공면적이 작년과 비교해 계속 줄고 있다. 특히 주택은 1∼5월 24%나 감소했다. 게다가 7월부터 재건축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공급은 예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2001∼2002년 집값 폭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외환위기 이후 격감한 주택공급 때문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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