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은 누구]'20년 DJ집사' 사적인일 도맡아 처리

  • 입력 2002년 12월 1일 18시 45분


1일 한나라당의 추가 폭로를 통해 이재신(李載侁) 당시 대통령민정수석이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수사를 하고 있는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수동(李守東·70·사진)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에 대한 수사 상황을 문의한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 법조인들은 ‘매우 적절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선처해 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혐의가 드러난 피의자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있는 특검팀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직접 전화를 건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수동씨는 2월 말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씨에게서 계열사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특검팀에 의해 구속됐다.

이수동씨의 혐의는 1999년 10∼12월 지앤지 계열사인 인터피온의 사외이사였던 서울시정신문 전 회장 도승희(都勝喜·60)씨를 통해 인터피온과 또 다른 계열사인 KEP전자의 주가조작 사건을 금감원이 조사할 경우 선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도와준 뒤 2000년 3월 이용호씨가 건넨 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

법원도 6월 이수동씨의 혐의를 인정, 1심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특검 수사팀은 이수동씨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씨가 군 장성 및 정관계 문화계 고위인사들의 인사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담겨 있는 문서를 발견하기도 했으나 이에 대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는 별도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의 각종 이권 개입 비리를 수사하던 대검 중앙수사부도 이수동씨가 성원건설 전윤수(田潤洙) 회장에게서 회사 화의인가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발견, 이씨를 추가 기소해 이씨는 8월 1심에서 징역 10월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이수동씨는 법원이 9월 “고령이고 도주 우려가 없다”며 보증금 3000만원에 보석을 허가해 현재 석방된 상태다.

김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태어난 이수동씨는 67년 야당 정치인이던 김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뒤 7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민을 가 80년대 김 대통령의 미국 망명시절 후원회 일을 돕기도 했다.

이후 85년 귀국해 김 대통령의 ‘집사’ 역할을 맡아온 최측근 인사로, 김 대통령과 가족의 사적인 일을 도맡아 처리했으며 홍업씨와 함께 아태재단 운영도 책임져 왔다.

한편 이재신 전 수석은 차 특검과 67년 사법시험(사시 8회) 합격 동기로 평소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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