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4위싸움 아직 안끝났다”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03분


두산 투수 박명환(25)은 1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고교 때 기억을 떠올렸다.

충암고 시절로 돌아가 마치 결승에 선발 등판한 것처럼 가슴이 뛰고 손바닥에 땀이 고인다는 것이었다. 프로 밥을 먹은 지 벌써 7년이 흘렀는데도 학창 때를 떠올리며 긴장할 만큼 이날 경기가 중요했기 때문.

박명환의 표현대로 ‘한 지붕 라이벌’ 두산과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박명환의 호투 속에 소중한 1승을 추가한 5위 두산은 60승58패2무를 기록, 4위 LG(59승53패6무)에게 다시 2경기차로 따라 붙었다. 자칫 패했다면 가물가물했을 플레이오프 티켓의 불씨를 다시 살린 것.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를 차지하기 위한 양팀의 승부는 정규리그 막판까지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LG는 앞으로 15경기가 남아 있고 두산은 1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두산은 패수가 많아 LG보다는 무조건 3승을 더 올려야 4강의 꿈을 이룰 수 있다. LG가 앞으로 반타작 정도를 해 8승7패를 마크한다면 두산은 10승3패를 해야 한다. 두산이 9승4패를 하면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져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두산의 16일 현재 승률이 0.508에 머물고 있음을 감안하면 급피치를 올려야 할 판이어서 수치만 따지면 불리한 입장이다. 두산 김인식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우리에게는 결승이나 다름없다”고 절박한 심정을 밝혔다.

언뜻 보면 유리한 상황인 LG도 발을 뻗고 잘 수 없다. LG는 최근 6경기에서 5패를 당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잔여 경기에서 5할 정도의 승률을 목표로 삼고 있으나 3위 현대와 9경기나 남아 있고 기아와 3경기를 더 해야 돼 빡빡한 대진이다. 자칫 연패에 빠지면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을 공산이 크다.

반면 해볼만한 하위 팀과의 승부가 집중된 두산은 ‘고춧가루’를 경계해야 승산이 있다. ‘동네북’ 롯데와 가장 많은 4경기를 소화해야 하며 SK와 한화와도 각각 3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것. 마운드의 안정 속에 하위권 3팀과의 10경기에서 8승2패의 성적을 거둔다면 LG 추월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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