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指紋보유는 기본권 침해”

  • 입력 2002년 8월 4일 18시 24분


국가가 채취해 관리하고 있는 전 국민의 지문을 반환하고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서울영상집단 다큐멘터리 감독인 이마리오씨(31)는 2일 “경찰청이 수집 관리 중인 나의 열 손가락 지문(십지지문·十指指紋) 원지(原紙)에 대한 반환 및 폐기, 전산자료 삭제 등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경찰청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우리나라의 지문날인 제도는 1968년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간첩과 범죄자 색출을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만 17세가 되면 동사무소에 가서 십지지문을 찍고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도록 돼 있다.

이씨는 소장에서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전 국민의 십지지문을 당사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수집 관리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기본권 침해”라면서 “부당하게 수집된 개인정보에 대한 원상 회복을 통해 침해된 권리를 구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국가기관이 개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때는 그 목적과 범위가 명확해야 하고 사용의 투명성도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범죄 피의자 검거 등의 목적을 위해 내 지문을 수집 관리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수집 방법도 현행법을 현저히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넷을 통해 모집한 199명의 네티즌과 함께 경찰청장을 상대로 자신들의 십지지문 원지 반환 폐기 및 전산자료 삭제 등을 요구하며 ‘개인정보 정정 청구’를 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씨는 같은 해 11월에는 지문날인 제도와 십지지문 등의 문제점을 담은 다큐멘터리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를 직접 제작해 국내 독립영화제와 인권영화제 등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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