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US오픈 ‘퍼블릭시대’ 열었다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40분


타이거 우즈가 12일 가진 2002US오픈 연습라운드중 8번홀 그린에서 퍼팅한뒤 웃으면서 홀컵을 쳐다보고 있다.[AP]
타이거 우즈가 12일 가진 2002US오픈 연습라운드중 8번홀 그린에서 퍼팅한뒤 웃으면서 홀컵을 쳐다보고 있다.[AP]
‘미국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US오픈이 드디어 퍼블릭코스에서 개최되다’. 미국언론은 4대 메이저 골프대회중 하나인 2002 US오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올해로 102회째를 맞았지만 ‘진정한’퍼블릭코스(대중골프장)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 영광을 차지한 곳은 뉴욕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주립공원에 위치한 대중골프장인 ‘블랙코스(파70·7214야드)’.

그동안 US오픈은 엄청난 그린피(골프장 이용요금) 때문에 주말골퍼들이 쉽게 접근할수 없는 회원제코스 또는 리조트코스에서 열렸다.

그런데 “타이거 우즈가 정상을 차지했던 2000 US오픈 개최지인 페블비치GL(Golf Links)도 퍼블릭코스로 등록돼 있다”라며 이의를 제기할수도 있다. 하지만 페블비치GL을 대중골프장이라고 부르는 미국인들은 아무도 없다.

이와 관련 ‘괴력의 장타자’존 댈리(미국)는 “하룻밤 자는데 500달러 이상 내야되는 부설호텔에 묵어야 부킹이 가능하고 그린피가 375달러나 되는 페블비치코스를 어떻게 대중골프장이라고 할수 있느냐”고 말하기도.

이 때문에 현지언론은 ‘2002 US오픈이 진정한 퍼블릭시대를 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아무튼 골프팬들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올 US오픈을 감상할수 있게 됐다.

특히 주중엔 31달러, 주말엔 39달러만 내면 언제든지 블랙코스에서 라운드할수 있었던 인근 주민들에게는 자신의 골프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킬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수 없다.

우즈를 비롯해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골프스타들이 블랙코스를 어떻게 공략하는지 나흘간바로 곁에서 지켜볼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회주최측인 미국골프협회(USGA)는 메이저대회 개최장소에 걸맞게 블랙코스를 어렵게 세팅했다.

일단 코스 총길이가 역대 US오픈이 개최됐던 파70짜리 골프장중 가장 긴 7214야드나 된다. 페어웨이는 2차선 지방도로 폭으로 줄였고 억센 러프는 발목이 잠길 정도로 길렀으며 그린의 빠르기도 오거스타내셔널GC의 ‘대리석그린’이 견줄 정도라고.

12일 두 번째 연습라운드를 마친 우즈는 “드라이버를 잡을수 있는 곳이 5개홀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고 데이비스 러브3세는 “공이 러프에 빠지면 최소한 1타는 손해볼 수밖에 없다”며 블랙코스를 ‘야수(beast)’에 비유했다.

과연 올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진짜 그랜드슬램’달성을 위한 두 번째 시험대에 오른 우즈 등 세계 톱랭커들의 연습라운드 소감이 ‘엄살’에 불과한지, 아니면 역대 최악의 우승스코어가 작성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한편 13일부터 나흘간 벌어지는 올 US오픈에는 ‘탱크’최경주(슈페리어)가 2년연속 예선을 거쳐 출전하기에 국내 팬들로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경주는 13일 오후 7시55분 ‘메이저타이틀이 없는 최고의 골퍼’필 미켈슨, 93년과 98년 챔피언 리 잰슨(이상 미국)과 함께 1번홀에서 티오프한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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