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통령, 도적소굴 발언 아르헨대통령 찾아가 사죄

  • 입력 2002년 6월 5일 11시 51분


'미안합니다' - 부에노스아이레스AP연합
'미안합니다' - 부에노스아이레스AP연합
아르헨티나를 ‘도적의 소굴’이라고 비난했던 호르헤 바트예 우루과이 대통령이 4일 비행기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급히 날아가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사과했다.

바트예 대통령은 전날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TV 인터뷰에서 이웃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로 우루과이가 수년째 타격을 받고 있는데 짜증이 난듯 비보도를 전제로 “아르헨티나는 밑바닥부터 고위층까지 썩지 않은 구석이 없다. 모두가 도적으로 도적들의 소굴”이라고 했다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즉각 달려가 사과한 것.

바트예 대통령은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대통령 관저에서 그의 손을 잡고 “인간이다 보니 실수를 하게 됐다. 당신과 아르헨티나 국민을 볼 면목이 없다”며 사과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국민을 향해 깊게 고개숙였고 손수건으로 눈물까지 훔쳤는데 이런 모습들이 TV로 아르헨티나 전역에 생중계됐다.

두알데 대통령은 한때 그의 폭언에 화가나 “외교경로를 통해 공식 사과하라”라고 요구했지만 정작 바트예 대통령이 눈물까지 보이며 사과하자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이며 양국은 상호 협력이 필요한 우호국”이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두알데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추가 차관을 받으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중 바트예 대통령으로부터 생각지도 않았던 일격을 받았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