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저축은행 주가 거품 논란

  • 입력 2002년 5월 1일 17시 57분


미국의 ‘9·11테러’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종목군 중 하나는 단연 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 주식이다.

그간 진흥저축은행의 최고치는 900%를 웃돌았고 가장 덜 오른 제일저축은행의 상승률도 200%를 넘을 정도. 하지만 현재의 주가 수준이 적정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체질개선에 대한 평가를 이제야 제대로 받고 있다는 주장과 이상급등이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는 것. 저축은행의 주가가 오르는 데는 3월1일부터 신용금고에서 저축은행으로 개명한 영향이 크다. 골드금고의 경우 1월 저축은행으로 이름이 바뀐다는 소문에 며칠 동안 상한가를 쳤을 정도.

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자 고객들의 신뢰도도 높아졌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측은 “115개 저축은행의 3월말 대출은 전월에 비해 3.5%, 예금은 2.5% 증가했다”며 “이는 2월까지 월평균 증가율 1.5%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병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영업기반이 늘어나면서 부실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순익도 커지고 있다”며 “과거 부실 이미지로 평가절하됐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부터 증가한 ‘고금리 소액대출’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 진흥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97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 1, 2월에만 6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조정연 과장은 “평균 조달금리는 연 7%대이지만 일부 소액대출의 최고 금리는 연 60%”라며 “업계 전체로는 지난해 5000억원대의 적자에서 올 상반기엔 1조5000억원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가가 급등했지만 ‘달라진 건 이름뿐’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과거 부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불거졌던 △대주주와의 불법거래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 △부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대출기법 등은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

또 자본규모에 비해 이익이 많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높지만 아직도 자본잠식된 저축은행도 적지 않다. 특히 거래량이 적어서 주가조작의 대상으로도 흔히 지목되고 있다. 대양금고도 영업정지 전 5일간 상한가를 쳐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일한 업종인 코스닥등록 저축은행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은 상장 저축은행 주가가 거품일 수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주요 저축은행의 실적변화
종목당기순이익납입자본금(2001년말)자기자본 총계(2001년말)
2001년상반기2001년하반기2002년상반기
골드-124-6959460303
서울222019106258
제일-112-75125290452
진흥5097132226191
한국-2282117300398
대백-5191016015
부산322019188239
신민82960200
으뜸-79313386144
푸른6080219137340
한마음-156-1858293-3
한솔-230-62162692358
2002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추정치.
자료:교보증권

주요 저축은행 주가상승률
거래소코스닥
종목기준 주가최고가등락률(%)종목기준 주가최고가등락률(%)
진흥1,53015,900939.2푸른8,89031,400253.2
한국1,91012,400549.2한마음3,44011,500235.8
서울2,75010,900296.4한솔1,7705,020183.6
골드1,3304,880266.9신민5,11010,650108.4
제일2,2857,100210.7부산5,17010,35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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