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조정 끝”…美눈치 안보고 업종별 차등화

  • 입력 2002년 1월 24일 17시 59분


투자자들의 마음을 졸였던 조정장의 한 단락이 24일 종합주가지수 급등으로 일단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이 기간 동안 주식시장에는 네 가지 차원의 ‘차별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한국과 미국 증시의 차별화.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으며 함께 움직이는 것(동조화 현상)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거나 아예 따로 움직이는 일이 나타났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22일(현지시간) 1900선 아래로 떨어지자 한국 증시도 동반 약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23일 주가지수는 2.52%나 올라 740대로 올라섰다. 또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연초보다 떨어진 상태인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주변의 풍부한 수요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주식을 사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세종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과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참여자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업종간 차별화 현상도 나타났다. 8일 이전까지 지수를 견인했던 반도체와 금융업종 지수가 하락하면서 9∼23일 주가지수는 1.2% 떨어졌다. 반면 운수창고 비금속광물 음식료 등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지수가 오른 업종이 더 많았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개인이 좋아하고 실적이 손에 잡히는 중소형주와 이들이 포함된 업종이 많이 오르는 것은 조정의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지수가 다시 오르면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내 대표주와 소외주의 차별도 두드러졌다. 업종지수 상승률이 컸던 음식료의 경우 롯데제과가 35.3%의 수익률을 나타낸 반면 빙그레와 동양제과는 5%도 오르지 못했다.

투자주체별 매매종목 차별화 현상도 계속됐다. 증권거래소가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대금이 많았던 종목의 매매주체를 분석한 결과는 투자자들의 ‘편식 현상’을 보여준다.

개인투자자는 신성이엔지 거래의 98.07%를 차지하는 등 미래산업(97.81%) 하이닉스반도체(97.2%) 아남반도체(95.99%) 등 저가주를 거의 독점적으로 사고 팔았다.

반면 외국인은 국민은행(32.10%) 삼성전자(30.19%) 등 업종대표주를 주로 매매했고 기관도 SK텔레콤(45.92%) 한전(36.74%) 현대자동차(27.49%) 등 블루칩 매매비중이 가장 컸다.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