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한국축구의 월드컵 도전사

  • 입력 2001년 12월 26일 15시 23분


세계무대에서 농락당한 아시아의 호랑이

국축구는 오랫동안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 자체가 알파요 오메가였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부터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5차례 본선에 올랐지만 14전4무10패(11득점, 43실점)를 기록,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4무승부 가운데 1994년 미국월드컵 볼리비아전에서 6대4 내지는 7대3으로 우세한 경기내용을 보이고도 골게터 황선홍 선수의 잇따른 실축으로 0대0으로 비긴 것이 가장 아쉬웠다.

한국축구가 월드컵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때부터다.

사정상 일본에서 예선 두 경기를 치른 한국이 일본에 1승1무(5대1, 2대2)로 이겨 스위스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한국 선수단이 산 넘고 물 건너 60시간이 넘는 대장정을 벌인 끝에 도착한 스위스 땅에는 ‘악몽’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은 막강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축구황제’ 펠레가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1958년 스웨덴월드컵은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신청서를 분실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예선조차 치르지 못했다.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는 유고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1대2, 0대2)를 당해 탈락했고,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때는 북한의 맹위에 눌려, 벌금 5000달러를 내면서까지 아시아지역 예선을 포기했다. 북한전 패배가 가져올 엄청난 파문을 우려한 ‘정치적 기권’이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과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는 호주에게 연달아 출전권을 빼앗겼다. 지독한 월드컵 플레이오프 징크스를 갖고 있는 호주는 1966년 잉글랜드대회 북한전부터 2002한·일월드컵대회 우루과이전까지 플레이오프 전적 1승6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축구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중동의 신흥강호 쿠웨이트에 패해 28년 만에 찾아올 뻔한 월드컵 본선티켓을 놓쳤다.

고진감래라던가.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32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그리고 불가리아가 속해 있었다. 아르헨티나와 첫 경기에서 박창선 선수가 월드컵 출전사상 첫골을 넣은 데 만족해야 했고(1대3 패), 불가리아(1대1) 이탈리아(2대3 패)와 선전했지만, 1무2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도 본선에 올랐으나 첫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0대2로 무너졌고, 스페인전에서는 황보관 선수가 시속 114km 짜리 대포알 프리킥을 성공시켰으나 미첼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해 1대3으로 패했다. 마지막 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도 0대1로 지는 바람에 3전 전패를 당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도 본선에 올랐으나 스페인(2대2), 볼리비아(0대0)와 비긴 뒤 독일전에서 전반은 0대3으로 밀리다가 후반전에서 반격을 펼쳐 2대3으로 석패했다.

우리나라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출전으로 4회 연속 월드컵에 나가는 단골 국가가 됐으나 멕시코(1대3), 네덜란드(0대5)에 큰 점수 차로 패하고,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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