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전문가가 뽑은 베스트10]'올해의 영화' 파이란 1위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5시 53분


《‘올해의 영화’에 뽑힌 ‘파이란’은 영화, 감독, 배우가 골고루 좋은 평을 받았다. ‘파이란’의 남자 주인공 최민식이 ‘올해의 배우’로 선정되고, 송해성 감독은 ‘올해의 감독’ 2위에 오른 것. “끝까지 감정을 절제한 미덕이 돋보였다”는 게 ‘파이란’에 대한 공통된 평이었다.

‘올해의 영화’ 5위인 ‘고양이를 부탁해’는 ‘올해의 영화’외에도 ‘올해의 감독’ ‘올해의 배우(여자)’,‘올해의 신인배우(여자)’ 등 가장 많은 4개 부분의 순위 안에 포함돼 ‘최다 등판’을 기록했다.》

▼올해의 영화▼

국내의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던 ‘친구’는 의외로 1위와 10점 차가 나는 2위.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봄날은 간다’가 공동 3위. 공동 6위는 ‘번지점프를 하다’와 ‘소름’이 차지했다. ‘엽기적인 그녀’와 베니스영화제 진출작인 ‘수취인 불명’이 나란히 공동 8위.

‘엽기적인 그녀’는 “상업영화로서 할 바를 다 한 기획상품” 이라는 평을 들었다. 한국 영화로 최대 제작비를 들였던 ‘무사’는 10위에 턱걸이했다.

▼올해의 감독▼

영화와 감독에 대한 평가가 거의 일치했다. 1∼5위까지 꼽힌 감독은 ‘올해의 영화’와 1, 2위의 순서가 바뀐 것을 빼고는 똑같다. 1위인 곽경택 감독을 꼽은 전문가들은 “‘친구’가 한국 영화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는 점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그 뒤는 송해성(‘파이란’). 허준호(‘봄날은…’) 임순례(‘와이키키…’), 정재은 감독(‘고양이를…’)의 순. 아직도 남성 감독이 절대 다수인 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임순례, 정재은)이 5위 안에 2명이나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끈다. 6위는 한국영화로는 드문 스릴러에 도전한 ‘소름’의 윤종찬 감독이고 ‘수취인불명’의 김기덕, ‘무사’의 김성수,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이 뒤를 이었다.

▼올해의 배우▼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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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우는 선정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여배우의 경우 전문가들이 응답을 망설일만큼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인물이 없었다. ‘올해의 배우’를 남녀로 나눠 선정했지만 사실상 남자 부문의 1위인 최민식이 남녀를 통틀어 ‘올해의 배우’로 봐도 무방하다.

‘친구’에서 열연한 유오성과 장동건은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번지점프를 하다’의 이병헌은 3위.

‘무사’ ‘흑수선’에서 중량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 안성기와 ‘봄날은…’에서 일상적인 연기를 무리없이 소화해낸 유지태가 공동 5위. 6위인 조재현은 연기력과 함께 특정 감독(김기덕)의 ‘페르소나(분신)’로 활동하는 독특한 점도 평가받았다. 5위까지의 배우에게 표가 몰리는 바람에 6위 이하 배우들은 5점 미만의 점수를 얻는 데 그쳤다.

여배우 1위는 ‘봄날은…’에서 연기력이 나아졌다는 평을 받은 이영애. 이어 배두나, 이미연, 장진영, 전도연순이었다. ‘엽기녀’ 전지현은 6위. 이 밖에 신은경, 고소영, 이은주가 거론됐으나 역시 총점은 모두 5점 미만. 장진영은 3위인 이미연과 총점에서 불과 1점 차로 4위가 됐다. 3명의 전문가들이 장진영을 신인으로 꼽는 바람에 표가 분산돼 ‘손해’를 봤다. 장진영은 99년 ‘자귀모’를 비롯해 ‘반칙왕’ ‘사이렌’에 출연했었다.

▼신인 배우▼

신인 배우로는 ‘소름’의 김명민과 ‘고양이를…’의 이요원을 제외하고 두드러진 인물이 없었다는 평. ‘수취인불명’의 양동근이 2위,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류승범과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이 공동 3위였다. 강우석 감독은 류승범에 대해 “끼가 넘치는 대성할 만한 배우”라고 평했다. 여자 신인의 경우 ‘고양이…’의 주인공이었던 이요원이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위도 ‘고양이를 …’의 옥지영이 차지했다. 공동2위인 ‘나비’의 김호정, ‘꽃섬’의 서주희는 오랫동안 연극무대에서 활동해온 신인 아닌 신인.

▼선정방법▼

‘올해의 영화’ ‘올해의 감독’ ‘올해의 배우(남,녀)’ 부문은 전문가들로부터 순위를 매겨 각각 3편(명)을 추천받은 뒤 1위는 3점, 2위는 2점, 3위는 1점씩 가중치를 둬 총점 순으로 뽑았다. ‘올해의 신인(남,여)’은 각각 1명씩만 추천받았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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