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히딩크감독 '스리백' 보고 또 보고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27분


대표선수들이 5일 경기 미사리 전용연습장에서 실시된 팀훈련에서 가을비를 맞으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대표선수들이 5일 경기 미사리 전용연습장에서 실시된 팀훈련에서 가을비를 맞으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사흘 앞둔 ‘히딩크 사단’은 늦가을 찬 빗속에도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5일 오전 경기 하남시 미사리훈련장.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기온은 뚝 떨어졌다. 어두운 하늘에 바람까지 불어 왠지 스산한 분위기. 하지만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공을 쫓아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궂은 날씨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끼리 편을 나눠 자체 연습 경기를 하는 동안 그라운드 한가운데를 뛰어다니며 ‘꼼꼼한 지시’를 하느라 바쁜 모습. 차두리(고려대) 현영민(건국대) 이정운(포항 스틸러스) 조성환(수원 삼성) 등 처음으로 히딩크호에 탑승한 새내기 대표 선수들은 자못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이날 대표팀은 간단한 패스 훈련을 마친 뒤 선수단을 둘로 나눠 수비와 공격 연습을 했다. 핌 베어벡 코치가 지도한 공격 연습은 주로 세트 플레이에 중점을 맞춰 이뤄졌다.

다른 그라운드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직접 ‘스리백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수비진을 지도했다. 이 훈련에서는 송종국(부산 아이콘스)을 중앙에 두고, 최진철(전북 현대)과 이민성(부산)이 각각 좌우에 위치한 수비 전형으로 집중적인 반복 훈련을 했다.

이어진 자체 연습 경기에서는 이천수(고려대)와 차두리를 투톱으로 세우고 최태욱(안양 LG)과 현영민을 좌우 미드필더로 배치해 한층 젊어진 ‘새 공격진’을 시험해보기도 했다. 차두리는 불안정한 몸놀림을 보이기는 했으나 2골을 터뜨려 비록 연습이지만 유일하게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대표팀 연습을 지켜본 윤덕여 축구협회 기술위원은 “현영민 차두리 등은 성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새내기 선수들을 높이 평가했다.

8일 세네갈, 10일과 13일 크로아티아와 가지는 대표팀 평가전은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의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 특히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세네갈과의 경기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연습을 마친 뒤 “세네갈은 발전하고 있는 팀이며 스피드와 파워 면에서 무척 견고한 팀이다. 보통 4-4-2 시스템을 쓰지만 때로 원톱을 쓰기도 한다”면서 “세네갈에 대한 분석도 충분히 해두었다”고 말해 이번 평가전이 단순한 ‘평가’에 그치지 않고 ‘뭔가 보여줘야 하는 경기’로 신경 쓰고 있음을 은연중 내비쳤다.

<하남〓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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