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2년뒤면 화물 '포화'…국가물류체계 실태보고서

  • 입력 2001년 8월 21일 18시 57분


국가 물류(物流) 체계에 허점이 수두룩한 것으로 밝혀졌다. 거액을 들여 지은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 중심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됐다. 또 도로의 물류 수송분담률이 높아져 도로 교통체증이 심화되는 반면 철도 이용률은 낮아 철도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감사원이 최근 한나라당 안영근(安泳根) 윤한도(尹漢道) 의원에게 제출한 ‘국가물류체계 구축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감사원은 2월12일부터 5월11일까지 3개월간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철도청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인 뒤 해당 행정기관에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물류 허브(hub·중심)’에 적신호〓인천공항의 외국항공사 전용인 ‘화물터미널 C’의 화물 처리에 필요한 면적은 2001년 4만4792㎡에서 2003년 5만5019㎡로 늘어날 전망.

그러나 터미널 시설 면적은 5만400㎡로 2003년엔 4619㎡가 모자란다. 2004년과 2005년엔 시설부족 면적이 각각 1만㎡와 1만5000㎡로 늘어날 것으로 감사원은 내다봤다. 대한항공 전용의 ‘화물터미널 A’도 2005년부터는 소요 면적이 시설 면적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C' 소용면적과 시설면적
(단위:㎡)
연도소요면적시설면적부족면적
200144,79250,400
200249,905 
200355,0194,619
200460,1329,732
200565,24514,845
*C화물터미널은 외국항공사 전용임. (자료:감사원)

인천항의 연간 선박 대기현황 및 경제적 손실
입항

선박(척)

대기

선박(척)

척당

평균대기

시간

경제적

손실

(억원)

99년6,3981,06736.01,932
2000년6,80474038.41,548
(자료:감사원)

감사원은 건교부가 터미널 확장 공사 사업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어 인천공항의 허브기능 약화 및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항만과 철도 연계 부족〓해양수산부가 건설중인 광양항 1단계 컨테이너 전용부두와 연결되는 철도가 부두로부터 최장 2.4㎞나 떨어져 있어 물류단계를 늘리고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부두에서 철도까지 화물을 수송해야 하므로 올해 28억원, 2011년에는 51억원의 비용이 늘어난다는 것.

더욱이 2011년까지 개발예정인 3단계 컨테이너부두는 부두와 철도간 운송거리가 최장 6.8㎞로 연장돼 비용이 더 늘어날 전망. 이에 대해 해양부는 항만 관련 부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두 공사 지체로 막대한 선박대기 비용〓평택항 부두 건설은 수도권 화물을 인천항과 분담처리하고 대(對)중국 교역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중이나 수익성이 떨어져 업체선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항에서는 한 해 1500억원 이상의 선박대기 비용이 든다.

감사원은 평택항 부두를 일반 부두가 아닌 ‘사회간접자본 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의 적용을 받는 시설로 바꿔 재정지원을 하도록 권고했다.

▽지나친 도로 의존과 낮은 철도 이용〓국내 화물 물동량은 93년 4억4608만t에서 99년 5억6724만t으로 매년 4.5%씩 늘었다. 이 기간 중 도로의 수송분담률은 64.9%에서 70.7%로 높아졌으나 철도는 13.5%에서 7.4%로 줄어 도로혼잡 및 물류비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철도 수송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70% 이상을 처리하는 의왕지구와 부산지구간 수송물량 중 빈 컨테이너가 20.9%에 이른다. 특히 수도권→부산권 하행 화물차의 경우 빈 컨테이너조차 싣지 못하고 운행하는 화차의 비율(공차율)이 34.6%로까지 높아졌다.

<구자룡·선대인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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