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발파음에 놀라서 헛소리하기 일쑤"

  • 입력 2001년 8월 9일 21시 37분


충북 청주의 정신지체 장애아 교육기관인 혜원학교(교장 이경수) 학부모들이 2년이 넘게 계속되는 인근 택지개발공사장과 최근 시작된 학교옆 아파트 신축공사 등에서 나오는 소음으로 학생들이 심각한 정서불안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9일 이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98년 착공한 청주용암 2지구 택지개발공사 현장에서 계속되는 암반발파 소음으로 인해 가뜩이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불안상태를 보이던 학생들의 상태가 심각해졌다는 것.

이 학교 고1반에 아들을 보내고 있다는 임모씨(46)는 “인터넷을 사용하고 혼자서 여행을 다닐 정도로 괜찮았던 아들이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헛소리를 자주 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최근에서야 학교옆 공사장에서의 발파음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황모씨(60)도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260명 전교생중 절반 가량이 깜짝 놀라거나 말수가 줄어드는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내년 10월 입주를 목표로 학교를 둘러싼 고층아파트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아파트가 완공될 경우 일조권 침해등 심각한 교육환경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이경수교장은 “정신지체장애아의 특성상 조용하고 자연과 접할수 있는 교육환경이 필수적인데 이러다간 다른 곳으로 학교를 옮겨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청주시와 해당 시공업체에 대책을 요구하던 학부모들은 이렇다할 반응이 없자 8일 시청앞에서 집회를 갖고 피해보상과 자연학습원 조성 등을 요구했다.

한편 청주시 관계자는 “시공업체와 대화를 통해 학교와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이 수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장기우기자>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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