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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3일 0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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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대통령궁에서 열린 군부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해 “20개월 된 현 정부를 마비시키고 있는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다음달 1일 열리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민협의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수 있음을 겨냥해 “만일 내가 축출된다면 시민 소요사태가 인도네시아를 휩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1일 와히드 대통령은 군과 경찰의 집단 항명을 주도한 수로조 비만토로 경찰청장을 전격 해임하고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로 임명했지만 비만토로 청장은 대사직 제의를 거부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1일 자카르타 남부 경찰 연병장에서 열린 경찰 창설 5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비만토로 청장을 공식 해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비만토로 청장은 5월 말 와히드 대통령의 해임 명령을 받았으나 “청장 해임을 위해서는 국회 승인이 필요하다”며 해임 명령을 거부한데 이어 군과 경찰을 동원해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비만토로 청장은 이번 대통령의 해임 결정은 받아들였지만 대사직 제의는 거절했다. 그는 “대통령의 배려에 개인적으로는 감사하지만 수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만토로 청장이 대사직을 거부한 것은 와히드 대통령이 국민협의회 총회를 앞두고 정적을 제거하려는 조치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자카르타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