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여기]개포1단지 '고수익 고위험'의 특급생활권

  • 입력 2001년 5월 9일 18시 37분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가운데 강남구 개포1단지 만큼 주거여건이 좋은 곳도 드물다. 산과 하천에 둘러싸여 있고 학군 교통 등도 나무랄 데 없다. 문제는 재건축 시기. 이 곳은 택지지구인 까닭에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도시계획을 다시 짜야한다. 하지만 지구단위 계획안을 놓고 강남구청 및 서울시와 재건축 조합간에 견해차이가 워낙 커 재건축의 첫 단추도 꿰지 못하고 있다. 투자 가치는 높지만 재건축 지연에 따른 위험도 많은 셈. 개포1단지가 ‘고수익 고위험’ 투자 대상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지여건 및 사업개요〓남쪽에는 대모산과 구룡산, 북쪽에는 양재천 줄기, 동쪽과 서쪽에는 개포 근린공원과 달터공원이 있다. 자연환경이 빼어난 편. 삼성의료원 영동세브란스병원 3호선 도곡역이 가깝다. 경기여고 숙명여고 단대부고 등 주변 교육여건도 양호하다.

단지 규모가 5040가구로 큰 것도 장점. 82년 건립된 11평형 530가구, 13평형 1530가구, 16평형 65가구, 17평형 1055가구, 18평형 65가구 등을 헐고 27∼56평형 7737가구를 지을 계획. 그러나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재건축 가구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업추진 현황과 쟁점〓지난 해 3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재건축을 위한 첫 걸음인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지체된 상황. 강남구청이 제시한 지구단위계획안이 작년 11월 서울시 1차 심의에서 보완조치를 받았다. 조합이 서울시에 2차 심의를 신청했지만 조합과 시의 견해 차이가 너무 커 심의를 통과하기 어려울 전망.

쟁점은 재건축 수익성의 관건인 용적률. 서울시는 2종 일반주거지역에 적용되는 200% 용적률을 제시했고 강남구청은 220%∼250%, 재건축조합은 3종 일반주거지역에 준하는 250%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의 주장은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기 어렵다”며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상당한 기간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분석〓11평형을 1억4750만원에 매입해 10년 후 32평형에 입주한다고 가정했다. 4750만원에 전세로 임대하고 연리 6% 금리를 적용하면 입주 때까지 6000만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무상지분율 145%를 예상하면 추가부담금은 1억4230만원. 총투자비는 3억4980만원이다. 입주시 시세를 4억∼4억5000만원으로 예상하면 최고 1억원을 넘는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조합 기대치에 불과하다. 용적률과 사업기간에 따라 수익은 크게 달라지므로 이같은 수익성 분석이 큰 의미는 없다.

▼개포1단지 재건축 수익분석▼(단위 : 평, 만원)

투자방식매입가금융
비용
추가
부담금
총투자비입주시
예상시세
예상
투자수익
대지
지분
11평 매입 32평 입주14,7506,00014,23034,98040,000∼45,0005,020∼10,02013.89
13평 매입 38평 입주18,2507,50016,92042,67052,000∼62,0009,330∼19,33017.23
15평 매입 45평 입주23,5009,75020,69453,94467,000∼78,00013,056∼24,05620.84

▽유의사항〓아직 상황은 불투명하다. 지구단위계획의 심의과정을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입할 때는 재건축이 지연돼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재건축에 따른 이주 시기를 2010년 이후로 예상한다면 입주해 살면서 재건축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다. 아파트 시세는 올들어 소폭 오른 상태. 지난 해 초 2억원선에 육박했던 13평형은 연말 1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세를 탔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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