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4차전 이긴팀이 챔프?…삼성"올해도…" LG"올해는…"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49분


'감만 잡으면…' LG 조성원(왼쪽)과 삼성 문경은
'감만 잡으면…' LG 조성원(왼쪽)과 삼성 문경은
“이제 우리가 챔피언에 등극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다만 문제는 언제 되는가이다.”(삼성 김동광감독)

“아직 가능성은 남아있다. 4차전에선 오히려 우리가 경기내용에서 앞섰다.”(LG 김태환감독)

삼성 썬더스가 3승1패로 앞으로 남겨놓은 잠실 3경기 중 한 경기에서만 승리해도 왕좌에 등극하게 되는 2000∼2001 애니콜프로농구.

삼성은 6일 밤 벌어지는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축포를 터뜨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경기장 인근 삼원가든에 미리 축하연 예약을 해뒀다. “너무 서두르지 않겠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중.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LG는 “오히려 부담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장기만 살린다면 아직 해볼 만하다”고 강변한다.

공교롭게도 삼성이 ‘승부는 이미 끝났다’, LG가 ‘아직 모른다’고 똑같이 내세우는 이유는 97원년시즌부터 4차례 있었던 챔피언결정 4차전의 결과.

삼성은 매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팀 모두가 챔피언결정 4차전 승리팀이라는 사실을 들어 이미 대세는 굳어졌다고 한다.

LG의 해석은 정반대.

LG는 이전까지의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승리팀들은 모두 상대를 10점차 이상으로 누른 반면 이번에 삼성은 97―95로 단 2점만 앞섰기 때문에 다르다고 말한다.

97원년 기아가 나래에 101―90(11점차), 97∼98시즌 현대가 기아에 101―88(13점차), 98∼99시즌 현대가 기아에 99―89(10점차), 99∼2000시즌 SK가 현대에 78―68(10점차) 등 압승을 거뒀었다.

즉 예전에는 4차전에 가서 한쪽의 전력이 급격히 떨어져 무너져버렸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는 것. LG의 경우 4차전 막판에 오히려 상승세를 타며 역전을 꾀하다가 어이없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바람에 승리를 놓쳤지 전력이 모자라 그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전력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아직 대역전극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과연 LG가 실낱같이 바라는 일이 예전에 있었을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대의 대역전극은 97∼98시즌의 현대. 현대는 홈에서 벌어진 1,2차전을 모두 기아에 헌납했다. 그러나 2패로 벼랑에 몰린 현대는 부산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종료 7.6초전 조성원의 극적인 3점슛 덕에 95―93으로 승리한 뒤 4차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2승2패로 눈높이를 맞췄다. 결국 챔프전사상 유일하게 간 7차전에서 101―90으로 승리, 현대는 첫 왕좌에 등극했었다. 2패 뒤에 챔피언에 오른 이 경우가 프로농구 사상 최대의 이변. LG처럼 3패 뒤 이를 극복한 경우는 없었다.

정규리그 1위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지 못한 경우도 99∼2000시즌에 현대가 정규리그 2위 SK에 왕좌를 내준 경우 단 한번뿐이다.

삼성의 굳히기냐 아니면 LG가 최대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 농구팬의 눈은 코트를 떠날 수 없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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