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올 첫모집 과학고 '중학교 영재반' 3차시험

  • 입력 2001년 4월 1일 18시 52분


일요일인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한성과학고 창조관 5층 물리실험실에서는 앳된 얼굴의 중학생들이 이색적인 ‘실험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탁자에 널빤지를 기댄 뒤 신발을 얹어놓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용수철저울로 추의 무게를 재거나 각도기와 계산기를 들여다보며 고심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결같이 심각한 표정이었고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이들은 한성과학고 서울과학고 등 2개교에서 올해 첫 모집하는 ‘중학교 영재반’의 지원자들. 학교별로 2개반씩 모두 4개 학급(학급당 정원 23명) 92명 모집에 629명이 신청(평균 경쟁률 6.8대 1)했다. 서류전형과 필기고사 등 2차례 관문을 거친 184명(모집인원의 2배수)이이날 3차 관문인 실험 및 보고서 작성 시험을 치른 것.

물리 문제는 바닥면이 다른 4가지의 신발과 용수철저울 널빤지 등을 활용해 체중과 마찰력과의 관계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것. 알루미늄 포일의 두께를 측정하기 위해 부피와 질량 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구하도록 만든 화학문제도 학생들에게는 고민거리였다.

물리교사 손정우(孫禎佑·31)씨는 “물리 시험문제에 나오는 마찰력과 용수철저울 사용법 등은 중학교 1학년과정에 나오는 것”이라며 “대부분 실험수업을 못해서인지 마찰력에 대한 물리적인 의미를 금방 꿰뚫지 못하고 고민했지만 일부 학생은 기발한 발상으로 실험을 설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곡중 이광준군은 “한번도 못 해봤던 실험이어서 당황했다”면서 “처음에 상식적인 가설을 세웠다가 실험을 직접 해보니까 결과가 다르게 나와 무척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2개 과학고는 이번주 중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 뒤 7일부터 10월27일까지 22주간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매주 4시간씩 88시간에 걸쳐 공통주제인 과학탐구활동 및 발표와 학급 분야별 전문주제 등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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