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현장]시민단체 '회원 모시기' 경쟁

  • 입력 2001년 3월 5일 20시 20분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란 수식어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던 시민단체들이 본격적인 '시민 끌어안기'에 나섰다. 신규회원모집을 위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개발하는가 하면 기존회원을 관리하기 위해 올들어 아예 이를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하거나 통합한 시민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를 열고 '시민참여 확대'를 올해 운동방향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이번 조직개편이 시민참여형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 것으로 경실련은 기대하고 있다.

경실련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서는 새로 생긴 시민감시국내의 지역협력팀. 이 팀은 지역경실련과의 연대사업을 추진할뿐 아니라 시민들의 상담을 본격적으로 처리하는 부서이다.

지역협력팀 장홍석 간사는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시민들의 상담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겠다"며 "앞으로는 사회적 약자인 시민들과 함께하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또 신규 회원 뿐아니라 기존회원의 관리에 주력하는 독립된 팀을 운영키로 했다.

올해를 회원 10만명 돌파의 해로 정한 환경연합도 시민참여형 운동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중 중앙사무처에 회원팀을 신설한 것이 가장 큰 변화.

환경연합의 회원팀 신설에는 올해는 꼭 시민재정으로 단체를 꾸려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회원팀 뿐만 아니라 이단체는 전국 47개 지역조직의 담당자 네트워크를 조성해 지역민들까지 끌어안겠다는 야무진 전략도 세우고 있다.

올해 3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참여연대도 이같은 흐름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참여연대는 회원확대를 위해 별도의 조직을 조성, 시민참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기존회원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들을 통해 신규 회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이들 계획의 하나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1년동안 회원수가 두배나 늘었기 때문에 이번 계획도 충분히 실현가능하다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녹색연합 역시 올해 부서별로 나눠서 관리하던 회원사업을 통합해 회원사업부를 만들었다. 회원사업부는 기존회원의 관리보다는 신규회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온라인 시민운동'을 표방하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회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회비결제를 할 수 있도록 '메일뱅킹 시스템'을 개발해 시민들의 후원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은 총선연대 활동 이후 한층 풀이 꺾인 시민운동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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