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국민+주택''외환+한빛'구도 합병효과 우려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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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합병의 구도가 소매금융 중심의 국민+주택, 기업금융 중심의 외환+한빛으로 가닥을 잡자 합병의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합병을 통해 ‘타업종’간 시너지효과보다는 중복점포 축소 등의 비용절감 효과를 노린 것이지만 노동조합이 총파업 카드로 맞서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룰 것인지는 불확실하다는 것.

삼성금융연구소 정기영소장은 12일 “인건비는 은행원 1인당 생산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노동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실익은 없이 양 은행간 조직문화의 차이로 생기는 부작용만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원감축, 얼마나〓한화증권 임일성연구원은 “국민, 주택의 경우 중복점포가 80% 수준인데다 업무영역도 소매금융으로 중복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두 은행의 합병시 점포수가 1000개를 넘고 정규직원도 2만명에 이르는 만큼 최소한 30%는 직장이 잃을 것으로 본다. 한빛과 외환의 감원 규모도 현재의 약 1만5000여명 중 약 5000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감원이 가능하겠느냐는 게 금융권 안팎의 지적.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빛이나 외환의 경우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겠지만 우량은행은 인력감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효과 있나, 없나〓은행별로 연간 수백,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전산투자비용은 줄일 수 있다. 단 업무영역이 다른 은행간의 시너지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 지적.

그러나 일부에선 이들 은행의 합병 이후 기업 또는 소매금융의 독점화가 오히려 시중은행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과잉경쟁을 줄여 은행산업의 수익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민과 주택이 소매금융에서도 각각 가계금융, 중소기업대출과 주택금융으로, 외환과 한빛도 국제금융과 기업금융, 소매금융으로 특화돼 있어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는 것.

금융연구원 김병연 연구위원은 “업무가 비슷한 은행의 합병이 기업금융+소매금융은행의 합병보다 조직문화 차이가 적어 융화가 쉽다”고 말했다.

<김두영·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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