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직 구해요” 다크웹서 일자리 찾는 10대…지원자 평균 24세

  • 뉴시스(신문)

카스퍼스키 보고서…구인공고 2배 증가한 작년과 올해도 비슷
구직자 69% “직무 안 가려”…리버스 엔지니어 ‘최고 대우’
“10대 구직자도 늘어…형사처벌 위험 인식 못해”

ⓒ뉴시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카스퍼스키가 다크웹 내 구직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10대 청소년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카스퍼스키 디지털 풋프린트 인텔리전스가 발표한 ‘다크웹 구직 시장 내부: 그들의 재능, 우리의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다크웹 포럼에 게시된 이력서 및 구인 글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기준으로는 이력서가 55%, 구인 공고가 45%를 차지했다. 카스퍼스키는 글로벌 해고 증가와 젊은 층의 대거 유입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지원자 평균 연령은 24세였으며, 10대 지원자 비중도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크웹 구직자 69% “직무 안 가려”…리버스 엔지니어 월급 700만원 ‘최고’

다크웹 구인 공고는 대부분 사이버 범죄 또는 기타 불법 활동과 관련돼 있다. 다크웹 구직자의 69%는 희망 직무를 명시하지 않고 프로그래밍부터 사기 행위, 고난도 사이버 작전까지 수용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주요 직무 수요를 보면 개발자가 17%로 가장 많았고, 침투 테스터 12%, 자금세탁 담당자 11%, 카드 사기범 6%, 악성 트래픽 유도자 5% 순이었다. 개발자는 공격 도구를 제작하고, 침투 테스터는 네트워크 취약점을 탐색하는 역할을 맡는다.

성별에 따른 지원 경향도 포착됐다. 여성 지원자는 상담·지원·기술지원 등 대면·상호작용 중심 역할을 주로 희망한 반면, 남성 지원자는 개발·자금세탁·금융 범죄 관련 기술직을 더 선호했다.

직무별 기대 급여는 큰 차이를 보였다. 리버스 엔지니어가 월 평균 5000달러(약 736만원) 이상으로 가장 높은 보상을 받았고, 침투 테스트 담당자가 월 4000달러(약 590만원), 개발자가 월 2000달러(약 295만원)를 받았다.

사기 관련 역할은 팀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받는 구조다. 자금세탁자는 평균 20%, 카드 사기범과 악성 트래픽 유도자는 각각 전체 수익의 약 30%와 50%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까지 끌어들여…형사처벌 현실 인식해야”

카스퍼스키의 알렉산드라 페도시모바 디지털 풋프린트 애널리스트는 “그림자 취업 시장은 더 이상 주변산업이 아니다”라며 “많은 이들이 ‘기술만 있으면 빠르게 채용된다’는 점 때문에 다크웹과 합법 취업 시장을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형사 처벌이라는 현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스퍼스키 이효은 한국지사장은 “다크웹 구직 시장은 이미 주변부를 벗어나 해고 근로자, 청소년, 심지어 고급 인력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 대중은 다크웹 구직의 심각한 위험성을 반드시 인지해야 하며, 기업 또한 모니터링과 교육을 강화해 공동의 사이버 보안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스퍼스키는 개인 사용자에게 의심스러운 웹사이트 링크 클릭 금지, 텔레그램 및 비등록 포럼 기반 구직 제안의 공식 채널 확인, 청소년의 경우 의심되는 게시글 즉시 신고 등을 권고했다.

기업에는 임직원 대상 피싱 교육 강화, 직원 계정 정보 및 퇴직자 이력서에 대한 다크웹 모니터링 수행, 지원자 이력 속 ‘그림자 경험’ 여부 점검 등을 제안했다.

이번 분석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6월 사이 다크웹 포럼에 게시된 2225개의 구직·구인 게시글을 기반으로 수행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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