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불임 환자 절반에서 ‘정계정맥류’ 질환… 확장된 정맥 선택적 차단, 혈류 역류 막아야

  • 동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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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30대 중반 김 모 씨는 수년 전부터 좌측 음낭에 가벼운 불편감을 느껴왔지만 통증이 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최근 운동 후 음낭의 묵직함이 반복되자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정계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음낭 도플러 초음파 검사에서 좌측 고환 주변 정맥 확장과 혈류 역류가 확인됐다.

최근 남성 불임이 사회적 건강 이슈로 떠오르면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정계정맥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 불임 환자의 약 절반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젊은 연령대에서도 비교적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경미하거나 거의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계정맥류는 정맥 판막 기능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면서 고환 주변 정맥이 확장돼 구불구불하게 엉키고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주로 좌측에서 발생하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음낭의 가벼운 불편감 정도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장시간 서 있거나 운동 후 음낭의 묵직함, 둔한 통증, 열감 등이 반복될 수 있다.

문제는 방치할 경우 생식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장기간 치료하지 않으면 고환 위축이 발생할 수 있고 정자 운동성 저하나 형태 이상, DNA 손상 증가로 자연 임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고환은 남성호르몬의 대부분을 생성하는 기관이어서 기능 저하는 전신 건강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생한 정계정맥류는 고환 성장과 향후 생식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진단에는 신체검사와 함께 음낭 도플러 초음파 검사가 필수적이다. 치료는 재발률과 합병증 위험이 낮은 미세 현미경 정계정맥류 절제술이 표준 치료로 시행된다. 확장된 정맥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혈액 역류를 막고 고환의 혈류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김동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정계정맥류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음낭의 묵직함이나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전문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계정맥류는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고환 기능 보존과 생식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다. 사소해 보이는 음낭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현재와 미래의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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