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사이버 금융' 보안-신뢰성 선결돼야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53분


불과 2∼3년전 미국 등지에서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파이낸스가 확산될 무렵만 해도 금융 전문가들은 비용 절감이나 편의성 등 인터넷 금융 거래의 장점들을 강조하면서 온라인 금융기관들이 오프라인 금융기관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온라인 금융기관들이 5년내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이버파이낸스는 전자화된 매체에 의한 금융서비스의 제공과 지급 결제 기능의 수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금융 서비스는 대표적인 디지털 상품으로 인터넷을 통할 경우 비용 절감, 정보접근의 용이성, 거래의 신속성과 편리성이라는 장점을 갖게 된다.

금융 산업의 속성상 사이버 파이낸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려면 보안과 신뢰의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금융기관에게 새로운 이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산업내 경쟁을 심화시키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이버 파이낸스는 금융기관의 역할도 변화시키고 있다. 즉 단순한 금융거래 중개 기능에서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다양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기능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과거 산업혁명 이후 생산 체제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변한 것처럼 금융기관의 역할 역시 다양한 투자자의 금융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보안과 신뢰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기관의 단순 중개기능은 최소화하고 경제 주체간의 다양한 필요성을 조정하는 기능이 주 기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온라인 금융기관들은 어떤가. 인터넷뱅크 가운데 SFNB는 98년 로열 뱅크 캐나다 그룹에, 텔레뱅크는 올해 1월 e트레이드에 인수됐다.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드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투자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리서치 능력은 다소 뒤쳐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온라인 금융기관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는 단순한 거래중개 업무의 서비스 전달 채널을 온라인화했기 때문이다. 변화된 금융기관의 기능에 대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인준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 전공 책임 교수

ijkim@kgsm.kaist.ac.kr

<리아=김인준교수글기자>아=김인준교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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