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타워]우량은행 짝짓기 큰틀 잡히나

  • 입력 2000년 12월 7일 23시 10분


정부는 다음 주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합병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빛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 말고는 아직까지 우량은행간 합병은 윤곽이 명확하지 않다.

또 우량은행간 합병 등 정부의 은행 합병 구상은 외국인 대주주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정부의 구상대로 이달 중순경 은행 짝짓기가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우량은행간 합병 가능할까〓이근영(李瑾榮)금감위원장은 6일 “다음 주 ‘하나―한미’ 이외의 우량은행간 합병이 발표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위원장은 또 “양 우량은행이 서로 협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유리하게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으나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위원장은 은행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주요 시중은행 외국인 지분
은행외국인 지분외국인 최대주주 지분
주택64.31%네덜란드 ING그룹(9.9%)
국민56.00%미국 골드만삭스(11%)
외환35.00%독일 코메르츠방크(31.6%)
신한49.21%재일교포(27%)
하나19.86%독일 알리안츠그룹(12.5%)
한미60.76%미국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40.1%)

은행권에서는 그러나 현재 ‘하나―한미’ 이외의 우량은행 합병이라면 현실적으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밖에 없다고 지목한다. 신한 조흥은행은 이미 독자적인 금융지주회사로 가는 것을 정부가 받아들인 상태. 주택 국민은행의 양 행장은 “현재 협의를 벌이고 있는 은행이 있다”고만 언급했다.

▽외환은행의 행보는〓정부와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코메르츠방크가 ‘한빛은행 중심의 지주회사에 외환은행도 편입되는 내용’과 관련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는 증거는 정부와 외환은행 임원들의 발언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경림(金璟林)외환은행장은 “정부와 독일 코메르츠방크가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혀 양측의 협의가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코메르츠방크는 1조원 가량을 외환은행에 투자한 상태에서 정부 주도 지주회사 편입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정부가 코메르츠방크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양측에서 이 문제를 결론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한미은행의 운명은〓이위원장은 이날 한미―하나은행 합병에 대해서는 “칼라일의 콧대가 보통 높은 것은 아니지만 방향은 이미 결정된 것”이라며 합병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대해 칼라일아시아의 김병주회장은 6일 “우리는 공식적으로 하나은행과의 합병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하나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이 알려진 이후 한미은행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등 외국 기관투자가의 반응이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다른 몇 개 은행을 함께 검토대상에 넣어 실사작업을 벌인 뒤 합병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혀 하나은행 외의 다른 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김회장은 최근 김정태 주택은행장과 만나 은행권 현안을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택은행도 하나―한미의 합병이 결렬될 경우 한미은행과 손잡기를 원하고 있다.

<박현진·이훈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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