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of the week]맨하탄 트랜스퍼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3시 41분


◆Louis의 숨결을 느끼자, 고품격 스윙재즈 하모니

세계 최정상의 재즈 보컬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맨하탄 트랜스퍼(Manhattan Transfer). 그들이 루이 암스트롱 탄생 100주년을 맞아 [The Spirit Of St.Louis]라는 신보를 발표하고 내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30년 동안이나 함께 음악 생활을 한 원숙미가 가득한 그들은 남자 둘, 여자 둘로 구성된 보컬 그룹.

처음 그룹을 만든 맏형 팀 하우저(Tim Hauser, 저음부), 작사와 작곡을 맡고 있는 알란 폴(Alan Paul, 고음부), 화려한 보컬 기술을 가진 세릴 벤튼(Cheryl Bentyne, 중,저음부), 그리고 주로 노래의 고음부를 책임지고 있는 쟈니스 시걸(Janis Siegel)이 그들이다. 기자회견이 있는 당일 쟈니스 시걸(Janis Siegel)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세 명은 편안한 차림으로 그들의 첫 한국 방문을 즐기는 듯 했다. (2000년 11월3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 그리고 기자회견 다음날, 본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가진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와 백세션, 음향 등을 느긋하게 체크하면서 프로임을 보였다.

(Paul) 한국에 첫 방문인데 오게 되서 매우 기쁘다.

Q : 내한 전에 한국에 관해 아는 것이 있었는지

(Tim) 참 재밌는 것이,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있냐고 물어본 사람이 당신이 두번째이고,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관한 신문 기사를 많이 읽고 얘기해 주셔서 한국에 관해서 들은 적이 있고, 현재 아시아는 경제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아주 활동적이다. 또 최근에 남북회담에 관한 기사도 신문, 잡지의 일면 기사로 다뤄져서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정보는 많다. 난 남부 캘리포니아에 사는데, 그곳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고 내 누이도 한국인 이웃이 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한국인에 관해 아는 것이 많다.

(Bentyne) 난 한국의 악기에 관해 조금 안다. 왜냐하면 내 남편이 거대한 키보드 회사인 영창 피아노 미국 지사에 근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영창 그랜드 피아노도 있다.

Q : 언제, 어떻게 한국 공연을 계획하게 됐는지

(Paul) 1980년대에 일본 공연을 마친 후 아시아 공연을 계속 기획하고는 있었으나 아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서 미뤄왔다. 하지만 드디어 한국에 왔고 첫 방문이라 우리도 기대가 너무 크다. 우리가 얼마나 이곳에 알려졌는지 몰랐는데 우리 노래 몇 곡이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는 소리를 듣고 흥미로웠다.

Q : 신보를 Louis Armstrong의 음악으로 하게 된 이유는

(Tim) 세릴의 생각이다.

(Cheryl) 루이 암스트롱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그를 기리기 위해 앨범을 만들게 됐다. 그는 너무 많은 음악에 영향을 미쳤고 모든 음악인들이 그를 따르고 존경하며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그의 음악이 너무 광범위해서 우리가 앨범에 실을 곡들을 선곡하는 과정에서 매우 힘들었다.

Q : 새 앨범 [The Spirit Of St.Louis]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Louis Armstrong의 'What A Wonderful World', 'Hello Darling' 등은 선곡되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Cheryl) 선곡은 매우 어려웠다.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4명의 목소리로 해석할 수 있다고 믿는 곡만 선곡했다. 솔직히 우리가 불러서 노래를 더 이상 빛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몇몇 곡들은 선곡하지 않았다. 그들은 Louis가 부른 것 이상 누구에 의해서라도 완벽하게 표현돼 감동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곡하지 않았다.

Q : [Vocalese]앨범 이후부터 밴드 구성원의 선호곡을 앨범에 싣는 대신 테마를 가진 앨범([Brazil], [The Spirit Of St.Louis] 등)의 성격을 띄게 됐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Tim) 한번은 [Critic Millio]라는 앨범을 만들었고 이 앨범에 다양한 종류의 음악들을 담았는데, 음반 회사측에서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앨범 발매를 거절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앨범에 한가지 주제를 갖게 됐던 것 같고 이렇게 하는 것이 대중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Q : Manhattan Transfer가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30년간이나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Paul)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그 비결을 꼽자면 그룹 안에서 우리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 성장하는데 대한 자유, 여러가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유가 그룹의 성공과 장수를 이끌어낸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이런 자유를 누리는 그룹은 적을 것이다. 음악은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악활동에 있어서 자유는 중요하다.

(Tim) 또 가수들은 앨범을 몇 장 냈는가, 히트곡을 몇 개나 갖고 있는가를 매우 중요시 생각하는데, 우리는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의 예술성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팬들이 꾸준히 사랑해 주고 우리도 운좋게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다.

Q : 클래식 음악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는지

(Tim) 우리가 부르는 노래 중 클래시컬한 음악이 많진 않지만 유럽의 클래식 음악의 멜로디에 영감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좋아하는 음악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음악으로부터 혹은 어떤 장소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하진 않는다. 음악적 영감은 생활하면서 각각 다른 장소, 다른 음악에서 얻고, 나부터도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Paul) 매우 개인적인 것인데, 재즈 음악은 즉흥연주와 유럽풍의 음계 조화 감각 이 두 가지에서 발달했다. 우리가 부르는 하모닉한 노래풍은 유럽의 오케스트라 음악이나 보컬 음악과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내 경우에는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고 그 때 연습했던 것들이 지금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많이 적용된다.

(Cheryl) 클래식 성악가들도 우리가 했었던 것 처럼 재즈 창법으로 훈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끊임없이 연습하는 재지한 창법은 팝송들과 또 다르고, 특히 [Vocalese]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불렀던 창법은 아주 특별한 연습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런 것들을 성악가들이 부른다면 주로 솔로로 연주하는 성악가들에게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솔로가 아니고 자유로운 스캣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성악가들과는 다르지만 창법에 있어서 비슷한 점도 찾아볼 수 있다.

Q : 'Twilight Zone' 등 여러 곡이 우리나라에서 광고에 쓰이고 있는데 음악과 광고의 테마가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Cheryl) 완벽하다. (웃음)

(Paul) 맨하탄 트랜스퍼가 바퀴벌레를 만나다! …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Q : 음악적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는지

(Paul) 음악에 따라 다르고 특별하게 짜놓은 것은 없고 멤버 중 한 사람이 곡을 만들어 오면 그 곡의 성격에 따라 역할을 분담한다. 하지만 Tim은 보컬이자 앨범의 프로듀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그 작업에 익숙하고 네 사람의 목소리를 프로듀스한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사람을 쓰기 보다는 Tim이 직접하도록 한다.

Q : 무대에서 연출하는 화려한 동작들을 따로 연습하는지

(Paul) 그것은 우리가 어떤 공연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상류층을 위한 화려한 공연인지, 노래에만 역점을 두는 일반 공연인지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꼭 공연 전에 리허설을 하며 음향, 조명, 밴드의 사운드 등을 점검해 본 공연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한다. 안무는 현재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특별한 노래만 안무를 조금씩 할 뿐이다. 전에 안무가를 따로 뒀던 적이 있지만 불편하고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Cheryl) [Vocalese] 앨범의 수록곡 중에는 연주시 존 핸드릭스라는 안무가가 꾸민 안무가 들어간 곡이 있는데, 그가 나한테 '춤을 못추니까 더 이상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Tom) 우리는 이리저리 뛰고 활달하게 움직이는 팝 가수들과는 다르고 재즈를 하면서는 그럴 수 없다. 한번은 Weather Report의 밴드와 함께 공연을 했는데, 그 중 한명이 나에게 율동을 그만두라고 충고한 적이 있었다. 노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움직여져야지 억지로 하는 것은 소용없다.

김효정 coolyang@tubemusic.com

기사제공 : 튜브뮤직 www.tubemusic.com
Copyright Media Laboratory Co., Ltd. All Rights Reserved.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