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스오피스]폭풍전야, 순위 변동 없는 한 주

  • 입력 2000년 11월 7일 20시 27분


지난 주 극장가는 폭풍전야의 바다처럼 고요했다. 1위부터 4위까지의 순위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고, 예상 밖의 흥행작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주 박스오피스 집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서울에서만 약 4만2천명의 관객을 추가로 모아, 현재까지 서울 약 2백16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다.

그 뒤를 이어 2주 째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영화는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더 셀>. 이 영화는 '대박'까진 아니지만 꾸준히 흥행에 뒷심을 받아 현재까지 약 11만7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한 주 동안 약 2만9천 명의 관객을 모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왓쳐> 역시 <더 셀>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박스오피스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 영화의 현재 서울 흥행 스코어는 약 9만5천 명. 이변이 없는 한, <왓쳐>는 이번 주 중 서울 10만 명 이상의 관객동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국내 영화계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작품은 박대영 감독의 엽기 코믹버스터 <하면 된다>. 이 영화는 비록 한 주 동안 약 7만5천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지만, 최근 개봉된 한국영화 <청춘> <베니싱 트윈> <물고기자리> 등이 평균 이하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꽤 괜찮은 흥행수치다.

지난 주 새로 개봉된 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영화는 마틴 로렌스의 원맨쇼가 돋보이는 <빅 마마 하우스>.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서울에서만 약 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5위에 랭크되었다.

'장쯔이를 위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장이모우 감독의 멜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주말 이틀간 약 1만 명의 저조한 관객동원을 기록했으며, 이주엽 감독의 화재 재난영화 <싸이렌>은 약 9천5백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10월28일 개봉된 이 영화는 현재까지 약 5만5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다.

늙고 뚱뚱해진 실버스타 스탤론이 다시 한번 재기를 다진 영화 <겟 카터>는 나이든 액션영웅을 인정해주지 않는 관객들의 까탈스런(?) 입맛 탓에 약 9천 명의 저조한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평단의 악평을 받았던 <겟카터>의 흥행 부진은 이미 예상됐던 일.

핀란드에서 날아온 섹시한 멜로영화 <레스트리스>는 <겟카터>의 흥행수치에도 못 미치는 약 5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렇듯 평온한 극장가 분위기는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 영화관계자들은 "다음주엔 극장가에 일대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11월11일은 45억 원의 거대 제작비가 투입된 두 편의 한국영화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주. <단적비연수>와 <리베라 메>, 과연 어느 쪽이 승리의 깃발을 꽂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로써 연 9주 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했던 '공동경비구역JSA'는 10주 연속 1위를 눈앞에 두고 위험한 도전자를 만나게 됐다. 다음주는 한마디로 '폭풍의 한 주'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 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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