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우車 법정관리로 가면 “매각협상 가속…증시 되레 호재”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27분


대우자동차의 망령이 다시 증시 주변을 떠돌고 있다. 미국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파장이 1차 대우차 쇼크였다면 이번에는 부도 문제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것.

9월15일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발표 당시 주가는 3일간 78.97포인트(14%)나 급락했다. 구조조정 지연과 신인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관련 업계의 주가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그러나 이번에는 1차 쇼크와 같은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시 50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들도 최근에는 순매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LG증권 최대식 연구원은 “대우차가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부도난 기업이 부도 처리되는 ‘정상적인 상황’으로 기업 퇴출에 이어 정부가 다시 한번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우차 처리가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로 보면 오히려 호재”라고 지적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 작업이 한결 수월해져 GM과의 매각 협상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전체 매출 가운데 대우차 매출 비중이 높은 부품업체와 대우차 관련 여신액수가 많은 은행이 대우차 부도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은 대우차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로 삼립정공 동원금속 동양기전 대원강업 등을 꼽았다. 이들 업체는 대우차 어음 할인이 안되는 등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선 그러나 이미 대우차 과련 악재가 반영될 대로 반영됐기 때문에 주가에도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차에 대한 여신이 많은 시중은행에 대한 투자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한빛은행이 844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조흥은행(4489억원) 제일은행(4010억원) 외환은행(3380억원) 한미은행(2352억원)의 순이다.

대우차의 영업이 당분간 제한을 받으면서 올들어 내수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는 단기적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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