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사설]"北 신뢰성 높아졌지만 여전히 불확실성 가득"

  • 입력 2000년 10월 25일 23시 29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訪北)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스탈린 국가인 북한과의 관계를 해빙하는 데 따르는 기회와 위험을 적절하게 보여 주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융숭한 대접을 받고 북한 지도자 김정일(金正日)과 6시간의 건설적인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올브라이트 장관과 그를 동행한 취재단은 식량과 전력은 물론 현대 생활의 기본적인 편의품조차 부족한 가운데서도 맹목적인 개인숭배를 위해 짜여진 고도로 통제된 사회를 보았다.

북한을 오랜 국제적인 고립에서 이끌어내는 동시에 첨단무기 개발을 제한하는 것은 미국의 중요한 목표다. 미국은 북한을 잘 다뤄왔지만 이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에 북한을 방문할 것인지를 숙고하면서 외교는 가장 중요한 단계에 도달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북한 장거리미사일의 개발과 시험발사, 수출을 제한하려는 합의를 향해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들이나 북한의 테러리즘 포기, 납치된 일본인의 송환 같은 다른 주제들에서 확고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클린턴 대통령의 방문은 정당화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사전에 구체적인 결과가 보장될 경우에만 가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조성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 국가 명단에서 제외된다면 세계 은행과 다른 국제기구들로부터 간절히 원하는 차관을 받을 자격을 갖게 된다. 북한은 또 미국과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싶어한다.

북한은 지난 6년 동안 2개의 민수용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미국과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대신 핵무기 개발 계획을 동결했다. 북한은 1년 넘게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약속도 준수했다. 최근에는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외국이 도움을 준다면 자체 미사일 개발 노력을 포기하겠다고 제안했다. 미국과 북한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계획을 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만날 것이다.

북한은 또한 김정일 위원장이 한국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6월에 만나면서 자신의 신뢰성을 높였다. 북한과 상대하는 것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북한은 올브라이트 장관으로 하여금 북한 공산체제의 업적과 군사력에 찬사를 보내도록 만들었다. 이는 만약 클린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더라도 그가 지켜봐야 할 광경의 전형은 아닌 것이다.

<정리〓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