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로 가는 길]다양화되는 인터넷관문 표준 장악이 성공열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33분


인터넷 신경제의 핵심 화두는 소위 ‘락인(Lock―In)’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표준 또는 관문을 만들어 공급자와 수요자를 묶어두면 다른 표준으로 옮길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쓰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모든 공급자는 윈도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한편 쓸 만한 소프트웨어는 모두 윈도에서 돌아가므로 소비자는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렵다.

빌 게이츠는 이 사이에 서서 윈도 사용료를 거둬 세계 최고의 거부가 됐다. 인터넷의 관문(게이트웨이)을 잡는다는 것은 e비즈니스 시장에서 이런 ‘문지기’가 된다는 의미다.

최근 다양한 단말기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관문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인터넷 내부에 만들어지는 콘텐츠 중심의 관문이었다. 인터넷에 접근하는 통로마다 관문을 만들게 되면 훨씬 다양한 모습의 관문이 가능해진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서 MS와 소니가 내세운 전략은 여러 개의 관문을 동시에 선점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m커머스 전용 포털을 구축하는 등 특정 관문에만 집중하는 방식이나 공통적인 콘텐츠를 다양한 접근 환경에 맞게 바꾸는 서비스 관문을 구축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자연어 인식 등 획기적이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하거나 여러 관문을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복합 단말기 개발도 있다.

인기 있는 인터넷 관문이 되려면 우선 시장의 필요를 고려해 콘텐츠와 접근 방식을 결합해야 한다. 미국의 e베이는 특화된 제품군을 저가로 공급하는 소규모 상인을 육성해 소비자가 최저가로 물건을 살 가능성을 높여줬다.

한국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는 높은 초기가격 조건 때문에 단 한 건의 입찰도 없는 상품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관문은 유지비용이 아까울 정도다.

관문 선점은 효과가 큰 만큼 안팎으로 무한 경쟁을 각오해야 한다. 가정내 정보가전기기와 인터넷을 연결하기 위해 전화나 PC, 게임기 등이 서로 경쟁할 수 있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 최고의 서비스 가치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관문의 주인이 승리하게 될 것이다.

또 관문 통과에 필요한 복합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성공한 관문은 다양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내면서도 이를 연결하는 공통적인 표준을 만들어낸다. 이 표준은 고객에게는 개방적이면서 경쟁기업에는 폐쇄적인 플랫폼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의 관문이 다양해지는 만큼 역으로 인터넷에 기반을 둔 서비스는 다양한 채널을 상대해야 한다. 매체의 특성과 고객의 필요에 부합하는 인터넷 관문 전략은 모든 기업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승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skrhee@kgsm.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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