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남大-경산市 "쓰레기 전쟁"

  • 입력 2000년 10월 24일 02시 36분


경북 경산시와 영남대가 대학 구내 쓰레기매립장 사용을 둘러싸고 한달 이상 '힘겨루기’를 벌이면서 양쪽 모두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싸움은 경산시가 98년 9월부터 영남대 구내에 있는 삼풍동 쓰레기매립장을 빌려 하루평균 64t을 매립해 왔으나 지난달 19일 영남대측이 임대기간이 끝났고 학내 구성원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비롯됐다.

경산시도 이 매립장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영남대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루평균 5t가량의 생활쓰레기를 대신 처리해 왔으나 지난달 20일부터 이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영남대는 가연성 쓰레기만 구내 소각로에서 태우고 있을 뿐 다른 쓰레기 대부분은 캠퍼스 곳곳에 방치되고 있어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고약한 냄새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경산시도 이 매립장에서 처리하던 쓰레기를 하양읍과 남천 및 용성면 등 3곳의 임시처리장에 매립하고 있으나 이들 처리장도 2∼3개월이 지나면 포화상태가 돼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다.

여기에다 2002년 6월 완공키로 하고 올 6월 착공한 남산면 남곡리 쓰레기매립장은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어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경산시와 영남대는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쓰레기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영남대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 대부분이 구내 매립장 사용을 반대하고 있어 현재로는 마당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경산시 관계자는 "시가 돈을 들여 삼풍동매립장을 조성했고 현재 매립률도 절반밖에 안된다”며 "주민들의 반대로 대규모 매립장을 조기에 건설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임대기간을 연장해 주지 않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경산〓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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