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한은 콜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 영향 없을 것

  • 입력 2000년 10월 5일 13시 42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상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5일 경제·증권 전문가들은 밝혔다.

이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이번 조치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나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국제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뿐만 아니라 의보수가·공공요금 등 기타 부문의 물가상승압력이 커지는 데 따른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고 장단기 금리차 확대에 따른 교란요인을 해소해야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안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의 신성호 수석연구위원은 “장단기 금리차가 큰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0.25%포인트)됐기 때문에 시중금리를 크제 자극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콜금리 인상이 주식 등 자산이동을 가져올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성호 위원은 “통화당국이 물가상승 압력에 적절히 대처하는 모습이어서 긍정적이며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면서 “콜차입으로 채권매매에 임하는 교란요인을 일부 줄이고, 채권과 금융부문의 상승 불안시리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의 임송학 연구위원도 “단기 조달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소폭 상승에 그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이 고유가와 미국 시장 변동성 등 해외변수와 수급불균형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금리인상의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조치로 주식시장이나 여타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없을 것”이라면서 “만약 긴축으로 선회한다고 해도 주가가 워낙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으로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촉각

그러나 이번 콜금리 인상이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만드는 측면에서 과연 향후 정책기조가 긴축으로 선회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좀더 엄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씨티은행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0.25%포인트 올린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번 인상이 앞으로 긴축을 하겠다는 의미인 지에 대해 좀더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구조조정과정에서 정책기조를 변화시키는 조치로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통화당국이 물가압력에 대해 인정하고 이를 시정하는 조치로 잘 된 일”이라면서 “향후 물가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12월중 한 번 더 추가인상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정부가 기업퇴출 방침을 결정하고 이자보상입율 등의 기준을 발표하는 시점에서 콜금리 인상이 나왔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전환이 아니냐는 시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LG증권의 임 연구위원은 “기업 퇴출 방침과 기준이 발표되는 시점에서 금리인상 결정이 나와 이전의 구조조정을 위한 금리안정화와 금융완화정책상에 일정 변화로 보여진다”면서 “물가상승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신호라고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통화정책의 일관성 지켜져야

한편 전문가들은 콜금리 인상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9월에 이어 이번에도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통화당국의 정책결정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통화당국이 지난 9월에는 물가염려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금리인상을 하지 않았고,이번에는 구조개혁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한 다음 금리를 올리는 등 말과 행동이 달라 시장에 교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통화정책의 일관성을 지켜지고 있지 않을 경우 금융시스템 불안정과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구조조정을 위해서라도 통화정책의 신뢰성 회복이 여전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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