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해설/허구연]미-일 야구 연장승부 한국엔 다행

입력 2000-09-17 18:37수정 2009-09-22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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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중 다행’이란 말이 딱 들어맞을 것 같다.

강력한 우승후보끼리의 맞대결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 17일 일본과 미국의 야구 예선 첫 경기. 미국의 4―2 승리로 끝났지만 일본은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미국은 에이스 벤 시츠를 선발로 내세워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벌였다.

‘불행’은 두 팀 에이스의 구위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는 것. 일본프로야구의 영웅인 마쓰자카는 올림픽에 오기 직전 슬럼프설과는 달리 이날 시속 150㎞를 가볍게 넘기는 구위는 물론 20세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 운영능력이 돋보였다.

마쓰자카는 특히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승부구로 한국 타자들의 ‘구멍’인 포크볼을 애용했다.

또 하나. 마무리 스기우치 도시야는 볼카운트를 조절하기 위해 던진 공이 뼈아픈 결승 2점홈런으로 연결됐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투수가 아니었다. 한국이 일본의 필승카드인 이들을 상대로 3점 이상 뽑기는 어렵다고 볼 때 막막한 기분마저 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의 벤 시츠였다. 7회까지 4안타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틀어막은 그는 최고 156㎞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던져댔다.

‘다행’은 두 팀 모두 13회까지 가는 연장 접전을 벌이는 바람에 전력의 손실이 컸다는 점.

특히 일본은 마쓰자카가 10이닝을 던졌고 실업선수로 구성된 하위타순이 힘을 못 썼다. 또 ‘컴퓨터 포수’ 후루타 아쓰야가 불참하는 바람에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스즈키 후미히로가 이날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더구나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마쓰자카를 미국과 한국전 선발로 낸다고 미리 발표했을 만큼 두 팀에 총력을 집중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패배로 쿠바나 호주전에서도 여차하면 필승카드를 써야 할 입장이 됐다.<본지 야구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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