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봅시다]총-검-활중 '흉기'가 아닌것은?

  • 입력 2000년 9월 17일 18시 37분


총과 검,그리고 화살은 흉기일까, 장비일까.

2000시드니올림픽 사격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세실파크 국제사격경기장. 새벽녘에 일찌감치 도착한 선수들이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은 바로 무기고다.

손감각을 되찾기 위해서는 남보다 일분이라도 더 빨리 일련 번호가 새겨진 자신의 총과 탄알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그만큼 총과 탄알은 ‘흉기’로 취급되기 때문에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입국때부터 경찰관 입회하에 옮겨진다. 선수촌에 가지고 가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사격 선수들이 자신의 ‘애마’를 만져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연습때와 시합때뿐.

경기장내에서도 총을 든 선수들은 이동에 제한을 받는다. 본선을 끝내고 결선 사선으로 이동할때는 지하 통로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반면 강철로 만들어진 펜싱 ‘검’은 생각과 달리 흉기가 아니다.검 끝부분에 쿠션이 달린 지름 1cm의 원구형 전자감응 장치가 달려있어 찔러도 전혀 아프지 않다. 검과 선수의 신체, 판정기는 하나의 신축성 있는 줄로 연결돼 유효타가 자동으로 기록된다. 덕분에 펜싱 선수들은 선수촌 숙소내에서도 언제든 검을 꺼내들 수 있다.

활과 화살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흉기에서 장비로 ‘격상’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회 시작전 양궁 장비를 무기로 규정, 사격과 같은 수준의 규제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국제양궁연맹(FITA)이 경기장비를 다른 사람이 함부로 만질 우려가 있는데다 경기 직후 분해해서 보관하므로 무기가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해 관철시켰다.

<시드니〓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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