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서는 포드자동차의 레저용 차랑 익스플로러에 장착된 파이어스톤사 타이어가 운행중 펑크가 나는 교통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보험회사와 사상자 가족들의 이의 제기를 받은 포드자동차는 파이어스톤 타이어에서 과속할 때 금이 가는 결함을 발견하고 무상 교환에 나섰다. 파이어스톤 타이어가 더 많이 굴러다니는 미국에서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한 자동차 공장 직원으로부터 E메일 제보를 받은 미국 안전 전문가가 세계 각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같은 유형의 사고를 확인하고 고속도로안전국에 통보했다.
▷이렇게 시작된 650만개 파이어스톤 타이어의 리콜 비용은 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소비자들에게 리콜 대상에 들지 않은 140만개의 타이어에도 이상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 청문회도 열릴 예정이다. 변호사들은 포드사와 파이어스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기 위해 피해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결함을 알고서도 공개 리콜을 하지 않은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포드사와 파이어스톤사는 천문학적인 징벌적 배상금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일로 포드사는 물론 파이어스톤사와 이 회사의 일본 모기업인 브리지스톤사까지 흔들거리게 됐다. 한국 기업들은 공개적으로 리콜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쉬쉬하며 무상수리 또는 무상교환 방식으로 넘어가려고 든다. 이번 리콜은 한국 자동차 회사 등 제조업체들에 타산지석이 될 것 같다. 자가운전자들은 인텔리전트 타이어가 생산될 때까지는 타이어를 잘 살피는 버릇을 들여야 할 것이다.
<황호택 논설위원>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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