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에는]임희자/케이블카 꼭 설치해야 하나?

  • 입력 2000년 8월 17일 16시 45분


현재 우리나라에는 19곳 정도에 케이블카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경남도내에서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3,4곳에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있는 남해 금산, 천연기념물인 밀양 얼음골, 통영 미륵산, 지금은 보류 상태인 지리산이 그곳이다.

케이블카 설치에는 50억원에서 130억원까지 든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는 곳 가운데 설악산의 연간 이용객이 70만명, 대둔산 35만명 정도고 그밖에는 20∼30만명 이하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 앞산의 케이블카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불법으로 천막식 식음료사업까지 하면서 소란스런 유원지로 전락했다. 울릉도는 48억원을 들여 99년 케이블카를 가동했으나 감가상각비도 안 나온다고 한다.

실정이 이런데도 지방자치단체들이 케이블카 설치를 강행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이 있는 곳은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는 곳들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케이블카 설치로 환경을 잘 보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단견이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굴착기로 산을 깎아내고 전기톱으로 나무를 베어내는 등 산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케이블카 운행시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으로 동물들은 보금자리를 버리고 떠날 것이다. 결국 케이블카가 설치된 산에는 산새의 지저귐이나 졸졸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가 아니라 케이블카의 요란한 소음만 울리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왜 자연을 찾는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쌓인 심신의 피로를 털어내려는 것이 아닌가. 가지각색의 풀꽃들이 발산하는 향기,울창한 숲이 내뿜는 맑은 공기,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몸으로 느끼면서 평화와 안식을 찾으려는 것이 아닌가. 지방자치단체들은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이러한 참다운 휴식에 대한 갈망을 저버려서는 안된다. 케이블카 설치와 같은 구시대적인 개발 방식을 버리고 인간이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

임희자(경남환경연합 사무부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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