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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25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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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題詩)는 이렇다.‘몇 번이나 낚시가 물려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이번엔 또 물풀에 핀 꽃이 좋아 한 해를 더 머물겠네(幾回倦釣思歸去 又爲 花住一年)’
참 세상에 이런 핑계도 있다. 서재 창 틈으로 엿보이는 글 읽는 선비가 이따금 시골 생활을 무료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대처(大處)로 돌아갈까 생각을 했지만 이번엔 그만 물풀에 핀 꽃에 마음을 뺏겼단다. 이게 턱없는 소리라는 걸 누가 모르겠는가? 건너편 갈대 숲이 강바람에 나부끼는 소리며, 집을 둘러싼 교목이 드리우는 넉넉한 그늘, 그리고 아침저녁 아련하게 들리는 뱃노래 가락에 속병이 단단히 든 인물이 아니란 말인가?
예로부터 이런 병을 천석고황(泉石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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