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당시 지청장 “차장·부장검사와 3자 회의”
특검 “회의 없었다” 부장검사 진술대로 기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검사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쿠팡·관봉권 상설특별검사팀 사무실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2.27 뉴스1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해온 상설특검(특별검사 안권섭)이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을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긴 상황에서 특검과 엄 전 지청장 측이 지난해 3월 5일 쿠팡 무혐의 처분을 합의하는 이른바 ‘3자 회의’가 열렸는지를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실제로 3월 5일 회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국정감사에서의 위증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상설특검은 지난달 27일 엄 전 지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하며 엄 전 지청장과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가 쿠팡 사건의 무혐의 처분을 합의했다는 ‘3자 회의’는 실제로 열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엄 전 지청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회의가 있었던 것처럼 증언한 부분도 허위라고 보고 위증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엄 전 지청장 측은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와 보고서 등을 통해 “회의가 실제로 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엄 전 지청장과 김 전 차장검사가 지난해 5월 30일경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사건 처리 경과 보고서’에는 “3월 5일 차장검사 및 형사3부장과 이 사건에 대해 회의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형사3부장 검사는 무혐의 처분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주임검사는 지난해 3월 6일경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없어 혐의없다는 내용으로 처리예정보고를 작성해 형사3부장검사와 차장검사에게 송부했다”고 기재돼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문 당시 부장검사가 지난해 4월 18일 김 전 차장검사에게 보낸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쪽지 내용과 이를 김 전 차장검사가 당시 보고 라인에 있던 대검 이재만 당시 노동수사지원과장에게 전달하는 캡처본 등도 담겨 있다.
엄 전 지청장 측은 해당 보고서가 포렌식 결과 작성일자 조작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특검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에도 이러한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엄 전 지청장은 이러한 주장이 담긴 의견서도 지난달 26일 특검에 제출했다.
엄 전 지청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3월 5일 김동희 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와 문지석 형사3부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문 부장검사도 쿠팡 사건 무혐의 처리에 동의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반면 문 부장검사는 특검 조사에서 해당 회의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같은 진술과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회의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엄 전 지청장을 위증 혐의로 기소하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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