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勞-政 3차협상 타결가능성 높다

  • 입력 2000년 7월 11일 00시 41분


정부와 금융노조의 3차 협상에서 양쪽의 이견이 크게 좁혀져 협상 타결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금융노조는 총파업 개시시한을 11일 오전 8시로 연기해 파업으로 치달았던 노정간의 대치구도는 11일 막판 대타협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과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 이용득(李龍得)금융노조위원장은 10일 밤 10시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3차 노정협상을 갖고 구체적인 안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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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위원회 김병석대변인은 "노사정간의 협의에서 의견차가 좁혀져 노정 각각 2명씩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밤샘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며 "여기서 논의된 안을 갖고 실무대표단이 참석하는 본회의에 상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대변인은 "실무협의회 의제는 금융노조측이 제시한 안이 될 것이며 정부가 유보된 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교섭하는 동안은 노조측에서 파업 선언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이날 저녁 전격 협상을 요청해옴에 따라 밤 10시부터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과 이용득(李龍得)금융노조위원장이 협상 대표로 합의점 도출을 위한 막판협상을 새벽 늦게까지 벌였다.

금융노조 윤태수(尹泰洙)홍보위원장은 "정부가 구체적인 협상안을 마련했다고 10일 오후에 전해와 일단 협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노조는 연세대와 명동성당 등에 3만여명이 집결해 파업전야제를 벌였다.

정부측은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파업참가인원이 1만여명으로 파업참여율도 20∼30%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실제 파업에 적극 참여하는 은행은 한빛 조흥 외환 서울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지방은행에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노조측은 이번 파업에 전국금융노조 산하 최소 3만명의 노조원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파업전야제가 열린 연세대와 명동성당에는 속속 집결한 3만여명의 노조원은 철야농성을 벌이면서 파업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은행권은 특히 파업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경우 외국환업무 수출입업무 전산운용은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전날인 10일 각 은행 창구는 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몰리기도 했으나 큰 혼란은 없었다.

주택은행이 전날 본점 노조원 파업불참선언에 이어 전국 영업점이 파업불참을 선언했고 한빛 조흥 외환 본점 노조원이 파업불참결의대회를 강행했으나 노조가 "경영진의 조작"이라며 반발하는 등 이날 내내 은행과 노조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됐다.

이번 파업에는 한빛 조흥 외환 서울은행 등이 노조원의 60~70%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지방은행도 적극 참여할 예정. 그러나 신한·한미·하나은행 등 9개 금융기관이 파업불참을 선언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저녁 은행 전산실에 경찰병력을 투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날부터 경찰이 전산센터에 들어와 파업에 대비하고있다"면서 "전산센터에 경찰 30여명이 들어왔으며 은행 전체로는 1개 중대가 배치돼 은행 외곽 경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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